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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스토리] 경찰, 김경 '공천헌금' 녹취 120여 개 '황금 PC' 확보 - 사회부 김이영
2026-05-27

▲ 경찰, 김경 '공천헌금' 녹취 120여 개 '황금 PC' 확보



지난해 말, 이른바 ‘공천헌금 의혹’이 정치권을 뒤흔들었습니다. 2022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강선우 의원과 김경 전 서울시의원 사이에 1억 원대 공천헌금이 오갔다는 의혹이 불거진 겁니다. 강 의원이 김병기 의원과 관련 내용을 상의하는 정황이 담긴 녹음까지 공개됐지만, 당사자들이 의혹을 부인하거나 침묵하면서 경찰 수사는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는 듯했습니다.


▲ 경찰, 김경 '공천헌금' 녹취 120여 개 '황금 PC' 확보



탄원서 접수하고도 수사 안 해…늑장 수사 논란


YTN 취재진은 경찰 대응부터 짚어봤습니다. 이 과정에서 김병기 의원의 금품 수수 정황이 추가로 드러났습니다. 경찰은 김 의원이 전직 동작구 의원 2명으로부터 공천헌금으로 의심되는 현금 3천만 원을 받았다는 내용의 탄원서와 관련 진술을 확보하고도 사건을 사실상 방치했습니다. 취재원은 YTN에 “분명 인지수사를 요청했고, 참고인까지 알려줬다”고 말했지만, 사건은 두 달 가까이 배당조차 되지 않았습니다.


경찰은 뒤늦게 “탄원서가 수사를 의뢰하는 취지는 아니라고 판단했다”라며 해명했습니다. 결국 서울경찰청이 나서 김 의원 관련, 10가지가 넘는 나머지 의혹까지 모두 넘겨받아 직접 수사하기로 했지만, 이번에는 수사 시작과 동시에 김경 전 시의원이 미국으로 출국한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YTN 취재 결과 김 전 시의원이 애초 단기간 내 귀국할 계획이 아니었단 사실이 새롭게 확인되면서 늑장 수사 비판은 더욱 커졌습니다.


▲ 경찰, 김경 '공천헌금' 녹취 120여 개 '황금 PC' 확보


“하드디스크 포맷”…각종 증거인멸 정황 포착


증거인멸 정황도 잇따라 포착됐습니다. 경찰은 김 전 시의원이 사용하다 시의회에 반납한 PC를 뒤늦게 확인해 임의제출 받았지만, 이미 하드디스크 일부가 포맷된 상태였던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압수수색으로 확보한 다른 컴퓨터도 같은 상황이었습니다.


김병기 의원 자택을 압수수색 한 경찰이 대형 비밀금고는 놓쳤다는 사실도 단독 취재됐습니다. 경찰은 “사람이 들 수 없을 정도로 큰 검정 금고”가 김 의원 차남 자택에 있었다는 진술을 확보하고, 일주일 넘게 아파트 CCTV와 사다리차 출입 기록까지 분석했지만, 결국 실물을 찾지 못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취재 과정에서 김 의원 측 금품 전달 창구로 지목된 구의원과 김 의원이 같은 아파트 같은 라인에 살며 자주 왕래한 정황도 드러났는데, 경찰은 마찬가지로 영상 보관 기간 등의 이유로 내부 CCTV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습니다. 수사가 늦어지는 사이, 더 많은 물증이 사라지고 있었습니다.


▲ 경찰, 김경 '공천헌금' 녹취 120여 개 '황금 PC' 확보



120개 김경 녹취 담긴 ‘황금 PC’…“수사팀 증원”


수사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든 건 YTN 취재진이 김경 전 시의원의 이른바 ‘황금 PC’를 단독 보도하면서부터였습니다. 이 PC에는 김 전 시의원의 추가 공천 로비 정황이 담긴 녹취 파일 120여 개가 저장돼 있었습니다. 녹취에는 민주당 전현직 의원 최소 7명의 이름이 언급됐습니다. 2023년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출마를 준비하던 김 전 시의원은 당시 정치권 인사들에게 돈을 건넸다거나, 또 다른 의원이 공천 작업을 도와주기로 했다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경찰은 결국 인력을 증원하는 등 수사를 확대했습니다.


YTN은 당사자들이 의혹을 부인할 때마다 녹취 내용을 토대로 실제 발언과 정황을 재구성해 연속 단독 보도를 이어갔습니다. 새로운 의혹을 전면 부인하던 김 전 시의원은 태도를 바꿔 수백만 원을 건넨 건 인정하면서도 공천 대가는 아니었다고 주장했으나, 녹취에는 “돈을 너무 많이 써서 아깝다”, “직접 의원을 만날 걸 잘못했다”라는 발언이 담겨 있었습니다. 또 특정 정치인에게 부탁을 전달하려 했다는 정황 역시 녹음 파일 속에서 확인됐습니다. 돈을 건네받은 인물로 지목돼 최근 송치된 양 모 전 서울시의원 역시 혐의를 강하게 부인했지만, 녹취에는 김 전 시의원의 부탁을 알고 전달하려 시도한 내용이 담겨 있었습니다.


김 전 시의원의 차명 후원과 가족회사 특혜 의혹도 추가로 드러났습니다. 취재진은 김 전 시의원으로부터 정치 후원금을 대신 입금해 달라는 부탁을 받았다는 관계자를 직접 접촉했고, 해당 인물은 당시에도 부적절하다고 생각했다고 털어놨습니다. 또 세금 서류와 녹취 등을 토대로 김 전 시의원이 소속 상임위원회와 관련된 서울시 사업을 따낸 뒤 가족이 운영하거나 실소유했다는 의혹을 추가 확인해 보도했습니다.


▲ 경찰, 김경 '공천헌금' 녹취 120여 개 '황금 PC' 확보



‘공천헌금’ 둘러싼 사회적 파장 지속…정치권도 영향


YTN의 ‘황금 PC’ 보도는 공천헌금 문제를 둘러싼 여론에 다시금 불을 붙였습니다. 해당 표현은 다른 언론에서도 여러 차례 인용됐고, 민주당은 지방선거 공천 과정 전반을 재점검했습니다. 공관위에서 국회의원과 지역위원장을 최소화하고 녹취에 등장한 당직자에 대해서도 인사 조처했습니다.


현재 강선우 의원과 김경 전 시의원은 ‘1억 공천헌금’ 의혹으로 재판받고 있습니다. 김병기 의원에 대한 경찰 수사는 아직도 끝나지 않았습니다. 의혹 규명까지 시간이 더 필요한 가운데, YTN 취재진은 녹취와 물증, 수사 진행 상황을 끈질기게 추적하며 공천과 돈, 권력 사이 연결고리를 드러내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이번 보도는 단순한 정치권 스캔들을 넘어, 불투명한 공천 구조와 수사기관 대응의 문제점까지 함께 드러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었다고 평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