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TN뉴스퀘어 1층에는 특별한 사진과 영상이 전시되고 있다. YTN 개국 30주년을 맞아 YTN의 30년 간의 기록을 담은 YTN 사진전․영상전, ‘26만 시간의 기록’이다.
이번 사진전․영상전에는 1995년 3월 1일 대한민국 최초의 뉴스채널로서 첫 방송을 시작한 이래 30년에 걸쳐 대한민국 No 1 뉴스채널로서 지위를 지켜 온 YTN의 기록을 고스란히 담았다. 수송동 사옥에서의 개국, 남대문 사옥으로의 이전, 그리고 상암동 사옥에 이르기까지, YTN의 역사를 사진과 영상을 통해 확인하는 소중한 시간이다.
특히 사진전은 YTN의 30년 간의 흔적을 지속적으로 좇아 온 YTN의 한 구성원 덕분에 가능했다. 주인공은 바로 뉴스기술1팀에 재직 중인 이기주 부국장이다. 이기주 부국장은 수송동부터 상암동에 이르는 YTN의 30년 역사를 자신의 카메라로 차곡차곡 기록해 왔다. ‘YTN 10년사’ 제작 당시 촬영을 담당했던 경험, 그리고 무엇보다 사진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갖고 수송동 시절부터 틈틈이 찍어 온 사진들을 이번 전시를 통해 만날 수 있었다.
YTN 구성원의 노력을 통해 탄생한 개국 30주년 기념 사진전․영상전 ‘26만 시간의 기록’을 통해 YTN의 지난 30년의 역사를 들여다 볼 수 있는 유익한 시간을 가져보는 건 어떨까?
▲ 다음은 이기주 부국장과의 일문일답
▲ YTN 개국 30주년 기념 사진전(2부: 남대문 시대, 종합미디어그룹을 향해)
Q. 본인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뉴스기술1팀에서 근무하고 있는 이기주입니다. SBS에 입사하면서 방송을 시작했고 1994년 12월부터 YTN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현재 33년차 방송인입니다.
Q. 사진을 찍기 시작한 계기가 무엇일까요?
젊었을 때부터 사진을 전공으로 배우고 싶었는데 계기가 안 되어서 할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항상 사진에 대한 관심과 애정은 갖고 있었는데 시작하기가 어려웠어요. 그러다 결혼하고 아이들을 키우면서 아이들을 위해 필름 사진을 찍기 시작했습니다. 생각해 보면 그게 계기가 된 것 같아요. 아이들이 어렸을 적 모습을 담기 위해 남대문 수입상가에서 구입한 2백만 원짜리, 당시로 따졌을 때도 가장 좋은 캠코더를 사서 아이들이 태어나면 찍기 위해 미리 준비했었죠. 그때 캠코더를 사면서 사진도 필요하겠다 싶어서 필름 카메라를 구입했어요. 아이들을 먼저 찍어주려고 독학으로 사진을 공부했습니다. 당시는 인터넷도 없었고 책자 보면서 서점 가서 책 뒤져가면서 사진에 대한 기초 이론을 익혔고 노출 등등 각종 이론도 혼자 공부했습니다. 아직도 당시에 찍었던 필름 카메라를 갖고 있답니다.
▲ 사이언스TV 개국, 2007년 9월
Q. 필름 카메라를 아직도 찍고 계시나요?
지금은 찍지 않아요. 요즘 필름 카메라가 다시 유행하긴 하지만 당시에는 필름 카메라로 찍고 현상하는 게 정말 편했죠. 그런데 요즘은 그게 쉽지가 않더라구요. 사진관이 많지도 않고 현상하는 사진관에 필름을 보내면 며칠 걸리고... 그래서 일단 계기는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아이들 때문에 시작을 하게 된 거죠. 그런데 YTN에 입사한 이후에 디지털카메라가 막 보급되기 시작했어요. 그때가 1997년 IMF 이전에 ‘똑딱이’라는 보급형 디지털카메라가 나와서, 그 당시 그걸 구입해서 찍기 시작됐죠. 당시 카메라로 찍은 사진이 이번 전시에 사용되기도 했어요. 구사옥 사진이 당시 구매한 올림푸스 사진기로 찍은 겁니다.
그리고 싸이월드가 회사에 활성화 되어서 사람들이 그걸 많이 활용하면서 제가 다양한 사람들의 사진을 많이 찍기 시작했습니다. 동시에 사내에 사진동호회를 조직해 보면 어떨까 하는 얘기가 나왔고, 그때 YTN 사진동호회가 조직되기도 했죠. 제가 2004년부터 2016년까지 거의 회장을 맡았습니다. 그러면서 한 70~80명 정도의 회원들과 함께 판문점 평화의 공원이라든가 킨텍스 모터쇼 같은 곳에 출사도 나가면서 동호회 자체가 많이 활성화 됐었죠. 거기에 동호회 내에도 DSLR을 오래 다루던 사람도 있었고, 그 방면에 전문적이었던 사람들도 있었기 때문에 그런 사람들과 자주 사진을 찍다보니 자연스럽게 사진이 많아졌습니다.
▲ 이기주 부국장이 스마트폰에 보관하고 있는 사진들
Q. 전시됐던 작품 중 가장 애착이 가는 작품이 있다면요?
이번 3부에 실린 사진 중 현장 중계차 사진 있죠? 그 사진이 가장 애착이 갑니다. 사실 현장 중계라는 게 날씨가 좋은 날만 다니는 건 아니잖아요. 추울 때도 나가고 40도 되는 더위에 현장 나가서 30분 대기하고 5분 방송하고 그러기도 하죠. 그렇게 고생하면서 찍은 사진들이 애착이 갑니다. 그리고 2부에서 전시되었던 나로호 현장 중계 사진 있죠? 사진에서도 봤겠지만 그 날이 엄청 추웠거든요. 공중파 3사는 스튜디오를 방 형태로 부스를 만들었는데 우리만 천막으로 만들어 놔서 엄청 고생했었어요. 그렇게 고생한 경험 때문에 더욱 애착이 간다고 볼 수 있을 거 같습니다.
▲ 정읍 동학농민혁명기념제 취재, 2024년 5월
Q. 이번 사진전을 통해서 느낀 점이 있을까요?
어떻게 보면 좀 아쉬운 점인데, 사진에 대한 중요성을 아무도 모르고 있다는 게 가장 아쉬웠습니다. 제가 예전에 ‘YTN 10년사’ 제작할 때 사진을 담당했었거든요. 당시에 찍은 사진들을 아카이브로 저장해 놓자는 제안도 했었는데 반영이 안 된 거 같습니다. 10년사 제작 마무리 할 때 그런 제안을 했었는데, 당시에는 중요성을 인식하지 못했는지 별로 고민을 하지 않은 거 같더라구요. 영상 자료는 아카이브가 잘 되어 있는데, 사진 자료에 대한 건 아무도 관심을 안 가졌던 것, 그게 가장 아쉬운 부분이구요. 앞으로라도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체계적인 정리가 필요할 거 같습니다.
▲ YTN뉴스퀘어 로비, 2020년 11월
Q., 전시를 통해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나요?
이번 사진전을 통해서 추억을 한 번씩 떠올려보는 기회를 가졌으면 합니다. 인간이라는 게 추억을 먹고 사는 동물이기 때문에 과거를 돌아볼 수 있고 추억을 돌아볼 수 있는 거죠. 이번 사진전을 통해서도 당시 방송 환경도 간접적으로나마 볼 수 있고 그 사진들을 보면서 우리가 회상할 수 있는 거죠. 그런 것들이 나중에 이야깃거리가 되는 거구요. 정말 인생을 살면서 남는 건 추억과 사진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 총선 방송, 2016년 4월
Q. YTN에 바라는 점은 무엇일까요?
좀 전에 얘기한 것과 비슷한데, 영상처럼 회사 사진에 대한 체계적인 정리가 필요하지 않을까 합니다. 회사가 없어지지 않는 한 40년사, 50년사 그렇게 준비를 해야 될텐데 자료들이 체계적으로 정리되지 않으면 복원하기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거든요. 10년사를 준비할 당시에도 제가 혼자 도맡아서 사진 작업을 하면서 너무 힘들게 준비했던 기억이 있기 때문에 느낀 점이 있어서 다시 한 번 요청드립니다.
▲ YTN뉴스퀘어 야경
Q. 지난 30년 간 YTN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언제였나요?
사진으로는 아니지만, YTN에 근무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2000년 밀레니엄을 맞는 순간이었던 거 같습니다. 그러니까 1999년 12월 31일 밤 12시 방송인데요, 그 방송을 제가 담당했었거든요. 그 순간 제가 문발을 입력했었거든요. 그리고 박근혜 대통령 탄핵선고 당시에도 제가 문발을 넣었던 게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