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TN INSIDE

[아틀리에 산책] 감정의 직면, 유쾌한 소통 - 김대인 작가
2022-08-08


김 대 인 (Kim DAE IN)


- 1990년생

- 서울예술전문학교 졸업

- 'Believing', 'dpp 아트스페이스전', '가시를 태우다' 등 개인전, 단체전 다수 참여


▲ 어둠속에 빛, 91.0cm x 116.8cm (50호), acrylic on canvas, 2021


표정에 드러난 감정은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교집합이라고 생각한다.

감정표현의 목적과 이유는 분명하지만 틀에 가두어 이야기하고 싶지는 않았다.

더 나아가 우울과 괴로움과 고통을 위한 가시로 전해지는 것을 피하고 싶었다.

그러다 보니 실질적 인물 묘사보다 아이콘적인 특징에 매력을 느낀 듯하다.


- 작가 노트 中


▲ 으르르, 91.0cm x 72.7cm (30호), acrylic mix on panel, 2022


'으르르' 한껏 눈을 치켜 뜨고, 뾰족한 송곳니를 드러낸 캐릭터의 표정이 예사롭지 않다.


YTN 아트스퀘어에 '감정'을 다루는 김대인 작가의 초대전이 열렸다.


김대인 작가는 과감한 표정 묘사를 즐긴다. 캐릭터의 큰 눈과 입은 자신을 바라봐 달라는 듯 감정을 표출한다.


작가는 그림을 통해 감정적인 교류를 느끼며 처음 예술을 즐겼다고 말한다. 그림을 깊이 감상하면, 어떠한 감정이 알 수 없는 씨앗처럼 자라날 때가 있다고. 그 씨앗은 아름다운 열매가 열리는 나무일 때도 있지만, 때로는 가시나무처럼 찔러 작가를 괴롭히기도 했다.


작가는 어두운 감정을 직설적으로 전하기 보다, 편안하게 드러내는 방법을 찾고자 했다. 그것이 캐릭터를 차용한 이유다.


"캐릭터에는 아무리 슬픈 얼굴을 그리더라도, 한번 가공해서 전하게 되죠."


만화 같은 경쾌함, 강렬한 색감과 대담한 붓질은 역동성을 더했다.


캐릭터의 동그란 눈, 뾰족한 치아의 모양에도 섬세한 변화가 느껴지는데, 재미난 표정 속 풍부한 '감정'을 맛보길 바란다.


▲ YTN 아트스퀘어 김대인 초대전 (8.1~8.31)


김대인 작가의 또 다른 작품이 궁금하다면 에코락갤러리 홈페이지 에코락갤러리 (ecorockgallery.com) 확인할 수 있으며, 에코캐피탈의 '무이자할부 금융서비스(최대 60개월)'을 통해 소장할 수 있습니다.


▼ 다음은 김대인 작가와의 일문일답


- YTN과 인터뷰하는 김대인 작가 -


Q. 큰 눈, 뾰족한 이빨 등 캐릭터의 모습이 인상적이다. 캐릭터의 특징을 소개한다면?


얼굴과 표정에 드러난 감정은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교집합이라고 생각해, 그것을 통해 말을 걸고자 한다. 작품 속 캐릭터들은 대부분 커다란 눈과 이빨을 갖고 있다. 눈은 감정을 담아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생각해, 눈을 크게 강조해서 그린다. 이빨이 차지하는 비중도 크다. 마음이 기쁘거나 평온할 때는 둥근 모습을 하지만, 화가 나거나 불안할 때는 날카롭게 표현한다.


둥근 눈, 작고 세모난 코, 그리고 뾰족한 덧니는 나의 얼굴 특성을 부각해 만든 캐릭터다. 이모티콘처럼 얼굴과 표정을 단순화한 형태가 감정을 보여주는 데 효과적이라고 느꼈다. 그렇다고 감정의 직접적인 전달을 원하지는 않는다. 개인적으로 그림을 감상하면서, 작품의 분위기나 인상에 압도되거나, 우울한 감정이 가시처럼 파고들어 괴로웠던 적이 있다.


내가 나타내는 감정은 명확하지만, 관객에게는 해석의 여지를 남기고 싶다. 캐릭터화 한 그림은 아무리 슬픈 얼굴을 그리더라도 감정이 가공돼서 전달되다 보니, 보는 이에게 상상할 몫을 남긴다. 작품이 다양한 관점과 감정으로 다가갈 수 있기를 바란다.


▲ 기대감, 91.0cm x 116.8cm (50호), acrylic on panel, 2022


Q. 다양한 감정을 살피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있다면?


거울 앞에 서서 여러 가지 표정을 지어 보며 관찰하거나, 표정에 관한 책을 몇십 권을 사서 연구도 했다. 표정의 특징을 살리거나 그것을 재해석하는 작업도 해봤지만, 뭔가 내 것 같지 않은 느낌이 들었다. 학습된 모양이 나온달까. 오히려 인위적으로 감정이 전달되는 것 같고, 틀에 갇히는 것 같았다.


그래서 방식을 바꿨다. 눈을 감고 괴로운 상황 등을 떠올려 보거나, 여러 가지 감정을 상상해서 이미지화했다. 예를 들어 실제로는 입이 귀에 걸리진 않지만, 상상에서는 더욱 과장되고 자유롭게 그릴 수 있는 것이다. 기억에 기대지 않으니, 좀 더 기발한 표현이 나왔다.


▲ 미로, 65.2cm x 80.5cm (25호), acrylic on canvas, 2019


Q. 그림을 그릴 때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은?


감정 표현에 색을 활용하는 것을 좋아한다. 독일의 표현주의 화가 키르히너에 영향을 받았는데, 강렬한 색상의 대조, 상식의 틀을 깬 과감한 색 표현에 큰 매력을 느꼈다. 산의 색깔을 분홍색, 꽃의 색깔을 하늘색으로 나타내는 등 작가의 감정, 심리 상태에 따라 사물의 색채를 자유롭게 표현하는 점에 영감과 통찰을 얻었다. 색채 표현에 다양한 시도를 해보는데, 색이 주는 인상을 느껴보시면 좋을 것 같다.


- 작품 제작하는 김대인 작가 -


Q. 작가 활동을 시작한 계기가 있다면?


부모님의 영향을 받았다. 아버지는 서예를 하셨고, 어머니는 다양한 색감의 천을 활용해 조각보 공예를 하셨다. 어린 시절, 아버지는 글자를 쓰시며 이런 이야기를 하셨다. “이 글자는 '베토벤의 운명'과도 닮았어. 글자 앞머리에 힘을 주고 뒤는 부드럽게, 글자에 흐름이 있는 거야.” 아버지가 쓰는 글자의 의미를 몰라도, 글자의 리듬이 있다는 것을 느꼈던 적이 있다. 작업에 몰두하는 부모님을 보며, 나 또한 나를 표현할 수 있는 도구를 찾고 싶었다. 그 과정에서 음악을 만들고, 춤을 춰보고, 그림도 그려 봤다.


한 번은 음악 CD 위에 낙서처럼 스케치를 한 적이 있었는데, 친구들이 그림이 예쁘다고 갖고 싶다고 하더라. 그런 그림들을 SNS에 올렸는데, 나를 모르는 사람들이 댓글을 달며 그림에 관심을 보였다. 그게 좀 놀랍고 신기했다. 호기심으로 시작해 시각 디자인도 공부를 했고, 여러 가지 그림을 시도해 봤다. 2019년에 첫 전시를 열었는데 감사하게도 좋은 반응을 얻었고, 전시 초대도 이어지면서 본격적으로 그림을 그리게 됐다.


▲ 기억_밝은면, 60.6cm x 72.7cm (20호), acrylic on panel, 2022


Q. 관객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감정을 다루는 정적인 그림 외에도 최근에는 메시지를 담은, 스토리 중심의 그림을 그렸다. 성경을 읽거나 묵상하며, 내게 다가온 가치 있는 말씀을 담아내고 싶어 새로운 스타일을 시도하게 됐다.


‘잠든 양’ 그림은 하나님의 말씀을 담은 대표적인 작품이다. 성경에서 예수님과 제자를 목자와 양으로 비유하며, ‘항상 깨어 있으라’하고 전하는 말씀이 있다. 그림에서 무기력이나 게으름에 빠져 있는 신자의 모습을 '잠든 양'으로 비유해 그렸다. 양이 잠이 들어서 이리의 공격에 당할 위기에 처했을 때, 하늘에서 ‘날아오는 돌’은 하나님의 은혜와 돌봄을 상징한다. 하나님의 은혜로 신자가 깨어날 수 있음을 나타내는 것이다.


앞으로 목표가 있다면, 가치 있는 메시지를 충실히 담아내는 그림을 그려보고 싶다. 가시적으로 아름다움을 표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관객과 작품의 메시지에 관해서도 소통할 수 있는 기회가 확장되기를 바란다. 다양한 감정을 표현하고, 그 속의 참된 메시지를 실어 내는 작가로 거듭날 수 있기를 바란다.


▲ 잠든양, 185cm x 145cm (120호), acrylic on canvas, 2022


▲ stand in awe, 91.0cm x 116.8cm (50호), acrylic mix on canvas, 20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