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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틀리에산책] 내 안의 살아있는 이야기, '빛나던 나날' - 김선옥 작가
2024-02-01


김선옥 (Kim SunOk)


​- 1962년생, 진해 출생 

- 주요 경력​ : 개인전 26회, 아트페어 및 단체전 다수 참여

- 수상 : 2019 뉴스메이커지 선정 [대한민국을 이끄는 혁신리더] 문화예술부문 대상, 2014 국제문화미술대전 은상 외 다수


너는 나의 기쁨, 91.0x65.2cm, mixed media, 2024


평범한 일상의 모든 것이 경이로운 축복임을 깨닫는 순간

내 곁에 이미 와 있는 행복을 캔버스 위에 담는다.

삶의 위로가 필요한 사람들과 함께 나누기 위하여.


- 작가 노트 中


행복한 하루, 130x130cm, mixed media, 2017


YTN 아트스퀘어에 김선옥 초대전이 열렸다.


'행복 찾기'를 주제로 그림을 그리는 김선옥 작가. 작가는 유년 시절의 기억과 경험에서부터 행복 찾기의 여정을 시작한다.


벚꽃이 흩날리는 동네, 가족과 함께 보낸 시간과 기억들은 작가를 미소 짓게 하는 행복 버튼과 같다. 작가는 깊숙한 추억을 꺼내 동화적이면서도 쉽고 단순화한 이미지로 풀어낸다. 보는 이가 쉽게 공감하는 이유다.


바탕의 질감은 작품의 특색을 더하는 요소다. 작가는 채색하기 전에 돌가루와 비슷한 혼합 재료를 바탕에 한 겹 깔아 까끌한 질감을 낸다. 오돌토돌 두터운 마티에르는 포근함을 더하고, 색을 중첩해 만든 따스한 색채가 서정적인 분위기를 완성한다.


작가는 무심히 흘려보낸 시간마저 다시 빛나게 한다. 그림 앞에 선 '지금 여기'에서 또 다른 행복을 발견할지도 모른다. 전시는 29일까지다.


▲ YTN 아트스퀘어 김선옥 초대전 (2.1 ~ 2.29)


김선옥 작가의 또 다른 작품이 궁금하다면 에코락 갤러리 홈페이지(https://ecorockgallery.com/author/view.htm?idx=54)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에코캐피탈의 '무이자할부 금융서비스(최대 60개월)'을 통해 작품을 소장할 수 있습니다.


▼ 다음은 김선옥 작가와의 일문일답

- YTN과 인터뷰하는 김선옥 작가 -


Q. 전시 주제인 '행복 찾기'에 관해 소개해 주세요.


‘행복 찾기’ 를 주제로 오랜 기간 작업하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누구나 행복해지기를 원하고 세상에는 행복한 삶에 관한 다양한 가치들이 있죠. 저는 소소한 삶의 이야기, 그 중심에 가족을 두고 그 속에서 느끼는 행복을 조형 언어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바쁘게 살아가느라 지나쳐 버리거나, 너무 가까이에 있어서 오히려 소중함을 깨닫지 못하는 순간들이 많은 것 같아요. 가족과 함께 보낸 시간들, 그리고 자연이 무상으로 주는 위로와 행복 등 사소한 순간들에 숨은 행복을 말하고 싶습니다.


함께 걷는 길, 91.0x65.2cm,mixed media,2022


Q. 꽃, 가족, 아이 등이 작품에 자주 등장해요. 어떤 의미가 담겨 있나요?


봄이면 온 동네에 벚꽃이 흩날리던 작은 도시, 진해에서 자랐어요. 유년 시절과 신혼 때, 그리고 아이들이 내게 큰 기쁨을 주었던 시절 등 행복했던 때를 떠올리면 벚꽃이 생각나요. 장미꽃도 그래요. 우리 집 담벼락은 빨갛게 핀 덩굴장미로 뒤덮여 있었고, 마당에는 어머니가 꽃을 가꾸는 작은 정원이 있었어요. 그때를 생각하면 가족들의 웃음소리도 들려오는 것 같아요. 가족과 함께한 삶의 기억이 행복을 찾아가는 제 작업의 원동력입니다.


벚꽃은 행복한 날들의 상징이자 '순간의 소중함'에 대한 찬사를, 장미는 추억이자 그리움, 조건 없이 주고받는 사랑의 의미를 담고 있어요. 최근에는 동백꽃을 많이 그려요. 겨울 여행지에서 발견한 소재인데요. 한 해의 마지막 시즌에 피는 꽃이어서 봄, 여름, 가을, 겨울의 스토리를 다 간직하고 있다고 느껴져요. 마치 인생의 긴 여정을 보내고도 아름답게 피어날 수 있는 황혼의 인생을 닮았다는 생각에 애정이 가나 봐요.


빛나던 나날, 116.7x91.0cm, mixed media, 2023


Q. 가장 애착이 가는 작품이 있다면요?


'빛나던 나날'이라는 작품을 소개하고 싶어요. 이전 작품들이 벚꽃과 함께 하나의 스토리가 담긴 그림이었다면 이 작품은 벚꽃이 화면 전체를 차지하고 있고 그 속에 행복을 주는 여러 에피소드가 있어요. 퇴근하는 아빠를 마중 나간 가족들, 가족과 여행지에서 보낸 추억, 소소하지만 미소 짓게 하는 장면들이 담겨있죠. 말하자면 제 벚꽃 그림의 종합편 같은 작품이어서 좀 더 마음이 가는 것 같아요.


그리움, 97.0x162.2cm, mixed media on canvas, 2016


Q. 표면이 오돌토돌한 질감이 인상적이에요. 작업할 때 어떤 과정을 거치는지요?


바탕의 오돌토돌한 텍스처가 제 작품의 특징적 요소에요. 서정적인 화면 분위기를 위해 고안한 방식인데요.

돌가루 같은 샌드 파우더 재료를 캔버스 전체에 깔고, 그 위에 그림을 그리는 겁니다. 샌드 파우더의 농도와 점도 조절, 작업 과정에서 적당한 힘 조절에 세심한 주의가 필요해요. 또 제 그림은 외곽선을 남겨두는데, 거친 질감 위에서도 그림의 외곽선을 깔끔하게 표현하기 위해 정성을 많이 들입니다.


제 그림은 정상적인 비례와 원근법을 지키기보다 자유롭게 이미지를 구성합니다. 색채 표현에도 대상이 지닌 고유한 색의 재현보다는 색을 중첩해서 만들어요. 저만의 색채를 만들어 서정적인 분위기를 완성하고자 합니다.


쉬어가기, 72.7x53.0cm, mixed media, 2023


Q.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나요?


누구나 가슴속 깊은 곳에는 삶에 대한 고민과 희로애락을 간직하고 있을 겁니다. 매일매일이 행복으로 가득 찬 삶이란 존재하기 힘들겠죠. 그럼에도 사소한 것에 감사와 애정 어린 시선을 줄 수 있다면, 일상 곳곳에 숨어있는 수많은 행복과 만날 수 있을 거라 생각해요. 행복은 크기가 아니라 빈도라는 말이 있잖아요. 일상 속에서의 소소한 행복 찾기를 통해서 '지금, 여기'에서 자주 행복하자고 말하고 싶어요.


쉬어가기 2, 72.7x53.0cm,mixed media, 2024


Q. 앞으로 작업 계획이 궁금해요. 작가로서 꿈이 있다면요?


제 작업은 행복을 주는 순간들을 일기처럼 캔버스에 기록하는 과정이었습니다. 스토리가 담긴 동화나 에세이 같은 작업이었다면 앞으로는 함축과 상징이 강조되는 한 편의 시와 같은 작업을 해볼 계획입니다. 꿈이 있다면, 제 작품이 행복과 사랑과 위로를 전하는 도구로 쓰이길 바랍니다. 그림을 보며 제각각 그들만의 이야기를 함께 떠올리고 행복해질 수 있다면 작가로서 가장 큰 보람이자 기쁨이 될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