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TN INSIDE

[Y스토리] 선거단 그래픽 제작의 뒷이야기 - 홍명화 차장
2022-07-08

선거 방송은 ‘방송의 꽃’이라고 하죠.


온 국민의 이목이 집중되는 중요한 이벤트이자, 방송사의 역량과 기술을 총동원해 판세를 읽어내고,

결과를 빠르게 전달하는 고도의 작업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YTN에서는 대통령 선거와 지방선거, 두 번의 큰 개표 방송을 성공적으로 치러낸 '어벤저스 선거단'이 있습니다.

보도, 그래픽, 기술 세 분야에서 정예멤버가 선발돼 약 9개월간 선거 방송 준비에 매진했습니다.


그중 감각적인 화면으로 시청자들에게 보는 재미를 더한 그래픽 팀의 노력이 상당했는데요.

선거단 그래픽 총괄을 맡은 홍명화 차장을 만나 선거단, 그래픽 제작의 뒷얘기를 들어봤습니다.


- 선거단 그래픽 총괄, 홍명화 차장 -


Q. 선거단에서 맡은 역할을 소개해 주세요. 선거단은 어떻게 합류하게 되었나요?


안녕하세요. 선거단에서 그래픽을 총괄한 브랜드팀 홍명화 차장입니다.


김지선 선거 단장의 기획을 필두로 ‘민심 2022’의 전반적인 디자인의 디렉팅 업무, 선거 방송의 기본인 상단, 하단 디자인 제작 등을 맡아 진행했습니다.


2008년 YTN에 입사해, ‘방송의 꽃’이라 불리는 선거 방송은 이번에 처음 맡게 됐습니다. ‘뉴스 그래픽’에서는 정해진 프레임 안에서 디자인을 하지만 선거와 같은 큰 이벤트에서는 전체적인 화면 디자인을 주도적으로 기획할 수 있는 큰 기회입니다. 그래픽 팀에서 15년의 경력을 쌓은 만큼, 도전할 때가 되었다고 생각해 제가 먼저 선거단에 지원했습니다.


막상 선거단에 합류하니 부담감은 꽤 컸는데요. '잘 해내야지' 이런 생각으로 열심히 임했습니다.


- 그래픽 제작하는 홍명화 차장 -


Q. YTN 선거 방송의 그래픽 콘셉트는 무엇이었나요.


뉴스 전문채널 YTN이라 선거 방송은 시청자들에게 선거 흐름을 단번에 읽을 수 있도록 ‘정제된 디자인’으로 기획했습니다. 오락적인 요소로 휘황찬란한 선거쇼가 되기보다는, 진중하게 접근해 내용을 명확하게 짚을 수 있도록 말이죠. 그래서 화면을 최대한 간결한 요소로 구성했습니다. 화면 상단, 하단, 기본 그래픽엔 정제된 정보를 차분한 색상, 미니멀한 이미지, 적절한 여백을 두고 담아냈습니다.


특히 한 컷에 표출되는 텍스트를 확연히 줄였습니다. 그동안 개표 현황을 나타낼 때 득표율과 득표율 차, 표 차에 상황 설명까지 나타냈다면, 이번에는 득표율과 표 차만 표출하는 식으로요.


기자들은 정치적 맥락을 잘 알기에 모든 내용이 눈에 들어올 수 있지만, 일반 시청자의 입장에서는 텍스트가 많거나 내용이 복잡하면 단번에 이해하기 어려울 거라 생각했습니다. 이런 부분을 개선하기 위해 가독성이 높은 디자인 요소를 강약 조절하면서 한눈에 보이는 그래픽을 만드는데 중점을 뒀습니다.


- 무대가 된 'YTN홀' -


Q. 기존 선거 방송과 차별점을 둔 부분이 있었나요?


- 웅장한 스케일


이번 선거에서 새롭게 시도한 것은 1층 ‘YTN홀’을 무대로 활용한 것입니다. 넓은 공간에서 대형 LED를 설치해 스케일을 키웠습니다. 14년 넘게 방송 그래픽 업무를 하면서 HDTV 화면 크기에 익숙해져 있었기에 새로운 시도를 위해 고려해야 할 것들이 정말 많았습니다. 화면을 비추는 카메라 동선, 조명, 화면 적합한 LED 표출 지점까지 선거를 준비하는 내내 보도국, 기술국, 카메라팀 등과 상의하고, 내용 점검하기를 반복했습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고 자평하고 싶어요. 대선에 걸맞는 웅장한 스케일, 기존에 없던 화면 그래픽을 보여줄 수 있었는데, 개인적으로도 대형 LED에 직접 디자인한 화면이 방송되는 것을 보면서 감격스러웠습니다.


- YTN의 정체성 담은 색채


YTN의 브랜드 이미지를 담기 위해 전체 디자인에 대표 색을 활용했습니다. 거대 양당의 상징색이 빨강, 파랑이어서 보통 방송사에서 '보라'를 중간 색으로 많이 씁니다. 지난 총선 당시 YTN에서도 보라색을 썼는데, 색이 너무 강렬했기 때문에 우리 회사의 이미지 색깔과 맞지 않는 느낌이 들었어요. YTN의 아이덴티티 컬러가 파란색이기 때문에 이번에는 보라에 블루를 결합한 색을 만들어 사용했습니다. 그밖에 뉴스 백판, LED 그래픽에도 디자인 콘셉트는 유지하되, 채도 높은 화려한 색채의 구분으로 분석 포인트를 강조했습니다.


- 대통령선거 방송화면(좌), 지방선거 방송화면(우) -


Q. 선거 방송을 준비하며 가장 힘들었던 점은?


이번 대통령 선거와 지방선거는 시차가 3개월밖에 없어, 두 가지를 준비하는 일정이 상당히 빡빡했습니다. 역대 이렇게 겹친 적이 없었죠.


선거 방송의 맥락이 비슷할 것 같지만, 대통령 선거와 지방 선거는 판이 다르고, 분위기도 다릅니다. 대선은 양자 구도로 진행돼 검은 화면에 빨강, 파랑의 색깔로 대비를 하고 사선을 쓰는 등 대결 구도로 디자인을 했다면, 지방 선거는 각 지방별로 동네잔치의 분위기라고 할까요. 전체적으로 따뜻한 디자인이 필요해 핑크, 코랄 같은 색상을 사용했죠.


몇 개월 차이라도 그 사이 트렌드도 변해요. 대선 때는 '글래스 모티즘'이라고 해서 유리에 비친 것처럼 그래픽을 살리는 모양이 유행했는데, 지방선거 때만 해도 유행하는 스타일이 달라졌어요. 트렌드를 고려하며 디자인을 제작하기에, 빠듯한 일정을 맞추는 것이 가장 힘들었던 거 같아요.


- 홍명화 차장이 디자인 한 '글래스 모티즘' 예시 (방송 화면 샘플) -


Q. 선거단을 마친 소감을 들려주세요.


보도그래픽팀에 근무하면서 편집부와 기자의 의뢰를 받고, 단순히 기획 의도에 맞게 제작물을 만드는 과정에서 매너리즘에 빠졌던 적이 있습니다. 뉴스 방송 화면은 파격적인 변화를 주기 어렵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화면 디자인, 구성이 비슷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었는데, 선거방송을 준비하면서 그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각 부서의 선후배들과 협업하고, 총력을 다해 방송물을 만들면서 큰 원동력을 되찾았고, 많은 배움도 얻었습니다.


다음 선거단을 맡을 후배들을 위해 이번 선거에서 진행한 내용, 성과와 문제점 등을 백서로 기록했습니다. 글로 전달한 내용이 충분치 않다면, 후배들을 위해 그래픽 자문 역할을 기꺼이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요. YTN에서 또 한 번 멋진 프로젝트를 기획, 제작할 수 있는 기회의 문을 열고 싶습니다.


- 보도그래픽팀 홍명화 차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