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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스토리] '뉴스 모아보기' <기획 라이브> 탄생 비화 - 김재형 디지털뉴스팀장
2023-01-10

■ 김재형 디지털뉴스팀장


[수상기] '뉴스 모아보기' <기획 라이브> 탄생 비화


2022년 연말포상 YTN 대상 (공로부문)
유튜브 신규 콘텐츠 론칭 및 수익 증대 공로 - 디지털뉴스팀 김재형, 박광렬, 박해진

▲ 디지털센터 김재형 디지털뉴스팀장


“유튜브에서도 이슈별로 기사를 모아보면 어떨까?” 휴일 ‘넷플릭스’로 드라마를 몰아보기 하다가 갑자기 이런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2021년 가을 디지털뉴스팀으로 인사이동한지 얼마 안된 시점이었습니다. 2022년 YTN 대상(공로 부문)을 안겨준 유튜브 신규 콘텐츠 <기획 라이브>는 그렇게 작은 아이디어에서 탄생했습니다.


['이산가족' 찾아주기]

방송에선 이슈별 맥락에 맞게 순서대로 런다운을 구성합니다. 발생부터 원인 분석, 전망까지 일목요연하게 시청자에게 친절하게 이슈를 설명해줍니다. 그런데 방송에서 묶여있던 이슈별 기사들은 디지털(유튜브) 세상으로 나오는 순간, 모두 이산가족이 됩니다. 발생은 발생대로 원인은 원인대로, 저마다 알고리즘 생태계에서 각자도생합니다. 넷플릭스를 보며 떠오른 아이디어대로 기사들을 모아봤습니다. 과거와 현재의 기사를 묶기도 하고, 오늘 이슈 중 관점이 다른 패널들의 출연 영상을 모으기도 했습니다. 리포트, 전화, 중계, 단신에 전문가와 기자 출연 대담 등 종류와 분량을 가리지 않고 이슈별로 묶었습니다. 15분~20분 분량의 콘텐츠가 뚝딱 만들어졌습니다. 기사와 기사 사이 맥락은 물론 나름의 깊이도 자연스럽게 살아났습니다.

▲ 기획 라이브 형식 '에디터픽' 썸네일 화면 캡쳐


[반복 재생과 수익 극대화]

이슈별로 모은 15~20분 분량 콘텐츠는 스트리밍을 통해 반복 재생했습니다. 스트리밍과 반복 재생을 선택한 이유는 데이터 분석에 근거했습니다. 유튜브의 수익 메커니즘은 영상의 길이와 사용자의 시청시간에 비례하는 구조입니다. 광고주 입장에선 영상을 오랜 시간(지속적으로) 시청해야 광고 효과를 높일 수 있고, 플랫폼 사업자인 유튜브 입장에선 사용자가 오랜 시간 시청하는 영상의 분량이 길어야 더 많은 광고를 판매할 수 있으니 당연한 이치일지 모릅니다. 15분~20분 분량 뉴스 영상을 스트리밍을 통해 4회 반복하면 1시간여 분량의 영상이 됩니다. '스트리밍 영상을 사용자가 지속적으로 봐준다면 수익은 극대화 될 것이다' 2021년 연말 테스트 기간을 거쳤고, 결과 데이터는 저희의 분석과 예측이 틀리지 않았음을 알려줬습니다. 현재 기획라이브는 YTN 유튜브 채널의 일반 콘텐츠보다 평균 4~5배, 많게는 10배 이상 많은 수익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 2022년 2월 23일 '에디터픽' 썸네일 캡쳐, 작년 최고 수익을 기록한 영상


[관찰, 분석, 발견, 도전]

유튜브는 알고리즘으로 운영됩니다. 알고리즘에 구체적으로 어떤 기준이 적용되는지는 구글이 공개하지 않는 영업비밀입니다. 다만, 보편적으로 공유되는 기준은 누적(관심)입니다. 즉, 콘텐츠 물량, 조회수, 시청시간 등이 쌓이면 쌓일수록 알고리즘은 해당 채널의 영상을 많이 노출시켜줍니다. 또 한가지, 유튜브 알고리즘을 알 수 있는 방법은 데이터와 관찰을 통해 원리를 역추적하는 것입니다. 유튜브에 콘텐츠를 업로드 하는 순간, 거의 실시간으로 데이터를 추적할 수 있습니다. 어떤 경로를 통해 사용자가 영상을 시청하는지, 분당, 시간당, 하루당 조회수는 얼마나 되는지, 나이, 지역, 성별에 따른 조회수 등 각종 데이터가 제공됩니다. 이 데이터를 토대로 공통적인 패턴을 추출해내고 거기에 맞는 콘텐츠를 만들어내야 합니다. 2011년 가을 디지털뉴스팀 발령 이후 지금까지 저희가 가장 공 들이고 있는 부분이 바로 데이터 분석과 관찰입니다. 데이터 분석과 관찰이 없었다면 새로운 콘텐츠에 대한 발견과 도전, 무엇보다 나름의 성공은 불가능했을 거라고 감히 단언하고 싶습니다.


[업계 표준이 되다]

기획라이브는 현재 지상파 3사는 물론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는 거의 모든 방송사에서 따라 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여름을 기점으로 본격적으로 방송사별로 이슈별 모아보기를 스트리밍 반복 재생하고 있습니다. 기획라이브 이전부터 YTN 유튜브 주력 콘텐츠였던 자막뉴스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YTN이 만든 콘텐츠들이 업계 표준이 된 것입니다. 콘텐츠에 대한 지적재산권이 있다면 YTN에 좋았겠지만, 안타깝게도 현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나름의 패러다임을 만들었다는 만족감을 느낀 것도 잠시, 저희의 썸네일 디자인, 콘텐츠 제목까지 따라 하는 타사들의 도전 속에 경쟁은 날로 치열해지고 있습니다.


YTN 기획 라이브, 이슈별 스트리밍 반복재생 형식. 타사 모방 사례


[수익이 전부는 아니다]

유튜브 콘텐츠에 더 힘을 기울였습니다. 조회수 대비 수익 변동성이 컸기 때문입니다. 포털이나 YTN 앱/홈피의 수익은 변동성이 크지 않습니다. 하지만, 수익과 직결되는 유튜브의 특징은 언론사로서의 저널리즘 본령보다 수익, 즉 돈만 좇는 거 아닌가 하는 불안감을 갖게 했습니다. 아무리 수익이 높다 해도 어떤 콘텐츠가 YTN의 신뢰도를 무너뜨린다면 돌이킬 수 없는 피해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고민은 지금도 진행형입니다. 그런 탓에 유튜브 문법에 맞추면서도 주제 선정, 썸네일 문구 등 언론사 본연의 사명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도록 부단히 노력하고 있습니다.


[하고 싶은 일 vs. 해야 하는 일]

누구나 해야 하는 일보다 하고 싶은 일을 좋아합니다. 저희 또한 그렇습니다. 그러나 조직 구성원 모두가 하고 싶은 일만 한다면 어떻게 될까요? YTN이라는 회사가 운영될 수 있는 건 수익이 발생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 수익은 누군가 빛이 덜 나는 곳에서 해야 하는 일을 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저희가 시작하고 궤도에 올린 유튜브 신규 콘텐츠는 하고 싶은 일보다 해야 하는 일에 더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이 자리를 벌어 음지에서 회사 수익을 위해 애 쓰는 모든 동료 선후배들께 고마운 마음을 전하고 싶습니다.


[고마운 사람들]

어려운 환경에도 잘 따라와준 팀원들에게 진심으로 경의를 표합니다. 함께 수상한 박광렬 기자와 박해진 파트장이 없었다면 한발 짝도 나아가지 못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기획라이브 도입 초기, 큰 도움이 되었던 최지혜 사원에게도 특별히 고마운 마음을 전하고 싶습니다.


디지털 뉴스팀 왼쪽부터 박광렬 기자, 김재형 팀장, 박해진 파트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