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TN INSIDE

책으로 그리는 화가 이정웅
2020-02-07

이정웅 Lee JeongWoong


- 전주대학교 동 대학원 졸업
- 대한민국미술대전 초대작가, 한국미술협회 서양화 제1분과 이사, 전주대 교육대학원 객원교수
- 서울 국제 아트페어 마니프 우수작가상 수상, 반영 미술상 수상, 한무리 미술상 수상, 전북 청년미술상 수상
- 개인전 30여 회, 국내외 단체전 및 뉴욕, 쾰른, 서울 등 아트페어 다수 참여
- 서울시립미술관, 국립현대미술관 미술은행, 전북도립미술관 등 작품 소장

city story - 02, 117x73cm, Book + Mixed media, 2018


​"나에게 책은 물감이다. 많은 책에는 사람드링 살아가는 이야기가 담겨 있다. 이러한 책 속의 이야기를 중간중간 끊어서 나의 캔버스에 오려 붙이면서 마치 전주식 비빔밥 같이 비비고 비벼서 또 다른 나만의 이야기로 한 권의 책을 만들어 낸다. 나의 작품 속에 책은 원래의 책이 아닌 또 하나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으로 만드는 과정이다." - 작가 노트 中

이정웅 작가의 작업은 버려진 책, 헌책들을 수집하는 일부터 시작됩니다. 모아온 책을 펼칠 수 없게 본드로 단단히 붙인 다음 손으로 직접 칼질해 무수히 많은 작은 토막으로 만듭니다.

색상도, 재질도, 내용도 다른 책의 단면들을 캔버스에 붙이면 어느새 꽃과 나무, 도시의 건축물 등으로 탄생합니다.


버려진 책에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는 작업. 이것이 이정웅 작가 작품의 핵심인데요. 이 때문에 이 작가에게 책은 작품의 주재료이자 물감인 셈입니다.

city story-04, 73x73cm(4ea)), Book+Mixed media, 2015


학창 시절부터 그림 잘 그리기로 소문이 자자해 일찌감치 화가의 길로 들어선 이정웅 작가.

작품 활동을 하며 정신없이 10여 년 시간을 흘려 보내던 어느날, 이 작가의 눈에 책더미가 단숨에 들어왔습니다. '유레카!'


책꽂이에 꽂히고도 남아서 수북이 쌓아높은 책 더미 속에서 새로운 작품 구상의 해답을 얻어낼 수 있었던 것입니다.

YTN 아트스퀘어 이정웅 초대전 (2.1~2.29)


​빛바랜 책의 조각들이 쏟아내는 비밀 이야기, 궁금하지 않으세요?
사진 이미지가 아닌 직접 눈으로 봐야 제맛인 이정웅 작가의 작품은 2월 29일까지 YTN 1층 로비 갤러리 'YTN 아트스퀘어'에서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이 작가의 또 다른 작품이 궁금하다면 에코락 갤러리 홈페이지 (http://www.ecorockgallery.com/author/view.htm?idx=251 )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에코캐피탈의 '무이자할부 금융서비스(최대 60개월)'을 통해 구입할 수 있습니다.

다음은 2월 5일 YTN 라디오 '뉴스FM 조현지입니다' 출연 당시 주요 인터뷰 내용입니다.


[조현지 아나운서] 책으로 만든 거라고 해서 좀 놀랐거든요. 이걸 어떤 방식으로 이렇게 화폭을 채우시는 건가요?


[이정웅 작가] 저는 책을, 일단 책의 옆 단면을 자르고 그걸 또 깎고 해서 그걸 가지고 두께를 제가 구상한 스케치한 그 부분에 두께 조절을 하면서 두께로 잘라가지고 작품을 표현하고 있죠.


[조현지 아나운서] 그러면 어떤 책들을 쓰시는 건가요?


[이정웅 작가] 제가 쓰는 책들은 굉장히 다양한 책을 쓰고 있어요. 아마도 한 오래된 책들은 100년도 더 넘은 고서부터 시작해서 책은 현대의 책들을 가지고 작품을 하고 있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그 책 안에는 소설책도 있고 잡지책도 있고 여러 가지 책들이 있는데 그런 책을 가지고 이야기가 또 다양한 이야기들이 책 안에 들어있으니까 그걸 가지고 작품을 하고 있습니다.


[조현지 아나운서] 어쩌다가 이런 책을 가지고 작품활동을 하시게 됐을까요?


[이정웅 작가] 제가 방금 전에 책으로는 17년 정도 작품을 했다고 했는데, 작가들이 작품을 하면서 자꾸 새로운 것을 찾으려고 굉장히 노력을 많이 하잖아요. 그런데 어느 날 길을 가는데 버려진 책들이 길가에 쭉 세워져 있는 거예요. 쌓여져 있는 거예요. 그걸 보는 순간 이야, 저 책 속에서 이야기들이 저한테 아우성을 치면서 뭔가 재밌는 이야기들을 표현해달라는 그런 표현을 하는 거예요. 그래서 그런 책들을 가지고 거기서 영감이 올라서 결국에는 작품을 지금까지 책으로 작품을 하고 있지 않나, 그렇게 생각합니다.


[조현지 아나운서] 버려진 책이나 헌책들 이런 것들 많이 사용하시는 건가요? 어떻게 구하세요?


[이정웅 작가] 처음에는 버려진 책에서 제가 작품을 시작했지만 지금은 책을, 주변에서 사람들이 책으로 작업하는 게 너무 이제는 많은 사람들이 알게 돼가지고 그 사람들이 보내줘요, 저한테 책들을. 이게 집에서 집 정리를 하시면서 자기가 소중하게, 소중한 책들은 자기가 보관하고 거의 버려지는 책들이 많잖아요. 그런 책들을 저한테 보내주고 그다음에 제 주변 지인들한테 또 가서 얻어요. 왜냐면 그 지인들하고 내가 아는 사람들 위주로 무작위로 책을 다 받아가지고, 아마도 제 작업실은 고물상이나 헌책방 정도 되지 않을까 싶은데. 지인들 이야기를 가지고 작품을 지금 하고 싶다. 그런 생각이 저는 드는 거예요. 그래서 아무래도 저는 제 작품이 이야기 그림이다라고 항상 생각하고 작품하고 있기 때문에 주변 사람들한테 많이 구합니다.


[조현지 아나운서] 저도 이야기를 지금 듣다 보니까 나중에 제가 어떤 서가를 이루게 되고 그걸 정리할 필요가 있을 때 내가 가지고 있었던 책들을 모아서 작가님께 드리고 이걸로 이야기를 만든 작품을 만들어주실 수 있을까요, 라고 의뢰를 해도 좋겠다라는 생각이 들어요?


[이정웅 작가] 그런 분들도 계세요. 실제로 자기가 어떤 게 굉장히 소중한 책이면서 자기가 인상 깊었던 그 부분을 하나 갖고 싶은데 자기가 준 책으로 해줄 수 있냐라고 의뢰가 와가지고 했던 적도 있습니다.

City story04-1, 73x72,5cm, Book+Paper Mix & Mixed media, 2015


[조현지 아나운서] 작품을 보시면 알겠지만 그 두께가 상당하고 그리고 아주 작은 조각으로 정말 빼곡하게 들어차 있다 보니까 작품을 만드는 데 시간이 상당히 들 것 같아요?


[이정웅 작가] 저는 작품을 사실은 지금은 혼자 하고 있거든요. 시간이 많이 걸리고 노력의 시간도 참 많이 필요한데. 제가 작품을 하면서 즐기는 거잖아요. 예전에 어시라고 하죠. 아르바이트로 몇 번 젊은 학생들을 몇 명 도와달라고 썼어요, 아르바이트로. 그런데 집중을, 책을 자르는 일들은 거의 칼로 하는 일들이잖아요. 좀 저는 곰 같이 커터칼로 자르고 작두로 자르고 그러기 때문에 그게 위험하다고 생각하는 일인데도 불구하고 그게 너무 힘이 들어서 젊은 애들한테 아르바이트를 시켰는데 다치는 걸 너무 많이 봤어요. 그리고 그게 너무 제 가슴이 너무 아프고 그래서 이제는 그런 부분이나 다 처음부터 끝까지 제가 다 하고 있습니다.


[조현지 아나운서] 정말 이 작품만큼은 제가 여러분께 직접 보셔야 아실 수 있을 거에요. 그렇죠?


[이정웅 작가] 사진과 실제의 작품의 느낌이 좀 달라요. 사진으로 보는 건 약간 평면적인 게 더 강하게 보이는 거고, 실제로 보면 아까 PD님께서 말씀하신 대로 조각에서 반 부조, 부조적인 그런 느낌이 나기 때문에 실제로 보는 느낌하고 영상으로 보는 느낌은 전혀 많이 다르다고 생각하시고 꼭 나와서 한 번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조현지 아나운서] 책을 아끼시는 분들께서는 이거 책을 너무 함부로 난도질해놓은 것 아니냐, 이렇게 말씀하시는 분들도 있지 않을까요?


[이정웅 작가] 제가 전시 한 5~6년 전에 전시를 하는데 제 전시장에 관람객께서 오셔가지고 저한테 굉장히 불쾌한 얼굴을 하시면서 이렇게 책에다가 난도질을 했냐, 정말 자기는 책을 사랑하는 사람인데 이거 너무 기분 나쁘다. 그렇게 말씀을 하신 적이 실제로 있습니다. 있는데 제가 그분한테 그랬어요. 저는 버려지는 책에다가 버려지는 책을 가지고 그걸 작품화한다. 사실 버려지는 것에 대해서 제가 또 다른 생명을 부여한다라는 그런 생각이기 때문에 전혀 나는 그 부분에 대해서 죄송하다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는다라고 말씀을 드렸던 기억이 있거든요. 그분께서 그러냐고, 자기는 그냥 아무 책이나 갖다가 막 잘라가지고 작품을 하는 줄 알았다고, 그러고서 나가시면서 굉장히 기분 좋게 나가셨던 그런 기억이 있습니다.

city story, 73x73cm, Book + Mixed media, 2018


[조현지 아나운서] 지금 저희 사옥에 전시돼 있는 작품들을 보면 작품 제목이 ‘City Story’라고 되어 있어요. 주로 도시의 풍경들이 쭉 그려져 있는데, 도시를 선택한 이유가 따로 있으실까요?


[이정웅 작가] 책 속은 결국 사람들이 살아가는 이야기들이 다 들어있는 거잖아요. 그런데 그 사람들의 이야기가 결국에는 어떤 집에서 나오지 않았나라는 그런 생각을 저는 하기 시작한 거죠. 그래서 큰 도시가 되려면 처음에 한 집이 있었고, 한 집의 이야기가 있고, 마을의 이야기가 있고, 도시의 이야기가 있잖아요. 그 이야기로 책에 있는 이야기로 도시의 이야기를여러분들한테 보여주고 있는 거죠.


[조현지 아나운서] 앞으로의 작가님 작품활동도 궁금해지는데, 어떤 이야기들이 담기게 될까요?


[이정웅 작가] 저는 작가로서는 자꾸 한 곳에 안주하지 않고 자꾸 더 변해야 한다라고 저는 생각하고 있어요. 그런데 더 앞으로 물론 계속 제가 할 수 있는 한 책으로 작품을 계속 하겠죠. 책으로, 너무 이야기로 작품을 만드는 거니까. 그러고 나서 또 하나의 이야기를 내 나름대로 부분 부분 부분을 잘라가지고 여러 책에서 가져온 이야기를 연결해서 작품에다가 또 하나의 이야기를 나만의 스토리를 보여주는 거잖아요. 그런 작업을 하고 있는 중인데 이제는 그 이야기를 우리 한국의 이야기, 한국의 정말 한국적인 그런 도시를 찾아가면서 그걸 표현하는 이야기를 계속 앞으로는 해보고 싶어요.

※ 이정웅 작가의 출연 오디오는 (https://radio.ytn.co.kr/_comm/fm_hear_etc.php?key=202002051553019448&mcd=0320 )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