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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틀리에 산책] '칼과 붓으로' 올록볼록 하드보드지를 수놓다...작가 선미
2021-04-22

선 미 (Sun Me)

- 성신여자대학교 일반대학원, 원광대학교 서양화과 졸업

- 성신여자대학교, 원광대학교, 울산대학교 강사 역임

- 개인전 12차례 개최 및 단체전 90여 회, 아트페어 다수 참여

- 작품 소장 : 롯데백화점, 기업은행, 세아홀딩스 등

'칼과 붓으로' 올록볼록 하드보드지를 수놓다...작가 선미

작업대 앞에선 작가가 칼을 들었다.

여러 장의 하드보드지에 그려진 밑그림을 칼로 오려낸 뒤 이번엔 붓으로 한 장 한 장 칠한다.


수차례 색이 입혀진 하드보드지를 여러 겹 쌓아 올리자

그림자 윤곽이 생기고 생동감이 더해지며 그림이 살아났다.


'붓' 대신 '칼'을 들고 색채의 향연을 펼치는 작가 선미!

자신만의 독특한 형태로 작품을 선보이는 서양화가 선미 작가를 만났다.


1. 언제부터 하드보드지로 작업을 하게 됐나?

대학교 때부터 종이 작업을 하다 자연스럽게 오늘날의 작품 형태로 변했다. 처음엔 한지를 찢어서 붙이는 작업을 했고 대학원 과정을 거치면서 선택된 재료가 지금의 하드보드지다. 하드보드지의 두께감이 주는 음영, 조명에 따라 달라지는 그림자 효과의 매력에 빠지게 됐다.


▲봄의제전Ⅱ, 118.5cm * 81.5cm, 하드보드지 커팅, 아크릴채색, 2014

1-1. 칼로 하드보드지를 일일이 오려내고 칠하고 쌓고 작업 과정이 쉽지 않아 보인다

작업할 때 계속 서 있다. 일정한 힘으로 하드보드지를 한 번에 잘라야 하고 자른 후엔 까칠한 표면을 사포질로 마무리한다.

색 입히기도 최소 10번 이상 해서 한 장 한 장 쌓아올리다보니 보통 한 작품 하는 데 한 달 정도 걸린다.

인내과 끈기가 필요한 노동이다.


▲우아한기념일Ⅷ, 83.0cm * 102.0cm, 하드보드지 커팅, 아크릴채색, 2015

2. 작품 소재 중 옛 선비들이 즐겨그렸던 사군자를 선택한 이유는?

원래 대나무나 매화를 직접 사진 찍어 작업하는 걸 좋아하고 많이 해왔다.

그러다 사군자를 소재로 하면서 서양의 명화보다 화려하지 않지만 기품이 있고 매력이 느껴졌다.

또 서양의 명화는 많은 작가들이 재해석했지만 한국의 명화는 박물관이나 가야 접할 수 있다.

조선시대 한국화의 구도와 여백이 지금 봐도 너무나 세련되고 아름다워서 현대적 재료와 기법으로 재해석하고 싶었다.


2-1. 작가 선미만의 방식이란 어떤 건가?

사군자 작품 중 조선시대 미술계의 슈퍼스타였던 단원 김홍도의 매화가 유명한데요. 김홍도의 매화는 '백매(흰꽃)'이었다면 저는 '홍매'로 오마주하면서 최대한 단순화하고 특징을 극대화하는 방식으로 저만의 색깔을 입히고자 했다.


▲홍매화, 138.0cm * 92.0cm, 하드보드지 커팅, 아크릴채색, 2017

3. 작품의 소재는?

일상생활이나 여행에서 인상 깊었던 '동물과 식물'들이 주로 작품의 소재로 등장한다. 예를 들어 호주 여행 후 앵무새를 소재로 한 작업을 많이 했고 제주도에서 감명 깊었던 유채꽃이 한동안 작품의 소재가 됐다.

4. 화려한 색감이 가득한 일부 작품은 다른 장르와 콜라보레이션도?

골프용 바람막이 점퍼, 핸드폰 케이스, 가죽 가방 등에 제 작품을 활용하고 한 가수의 뮤직비디오에도 참여했는데 재밌고 의미있는 작업이었다.


5. 앞으로의 작업 방향은?

결혼해 가족이 생기고 아기를 낳고 나니 세상을 보는 눈이 달라지더라. 작품에 변화를 줄 거 같다. 예를 들어 지금까지 매화 꽃을 소재로 그렸는데, 이제는 결실을 의미하는 매화의 열매 또는 과실수를 소재로 삼을 수 있을것 같다.

또 하드보드지뿐 아니라 앞으로는 다양한 재료와 레이저 커팅도 활용할 예정이다. 예전에 롯데백화점 에스컬레이터에 아크릴판을 이용한 입체작품을 천장에 매달아 설치를 했었는데 그런 실험적인 작품도 더 해보고 싶다.


▲사군자의 그림자-매화1, 71.0cm * 101.5cm, 하드보드지커팅, 아크릴채색, 2017

◆ YTN 아트스퀘어 선미 초대전 (4.1~4.30)

선미 작가의 또 다른 작품이 궁금하다면 에코락 갤러리 홈페이지(https://ecorockgallery.com/author/view.htm?idx=468)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에코캐피탈의 '무이자할부 금융서비스(최대 60개월)'을 통해 구입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