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TN INSIDE

테이프로 그려낸 초상…조윤진 작가
2020-03-12

조윤진 Yoon JIn Jo


- 성신여대 미술대학 서양학과 졸업
- 2019 <어서와 봄> 청와대 사랑채 전시 등 개인전·단체전 다수 참여
- 아디다스, CJ 오쇼핑, 소니 플레이스테이션, 현대카드 등과 아트 콜라보

Beatles, 90.9 x 90.9cm(x2), sellotape on paper, 2019


나에게 테이프는 생명이자 곧 나다. 테이프는 선과 면으로 내가 닮고 싶은 인물이 되고 나는 테이프로 내가 꿈꿔 왔던 삶에 가까워지고 있다.

누군가를 그린 초상화이지만 스스로를 투영한 자화상이기도 한 것이다.

- 작가 노트 中

YTN 1층 로비에 해외 유명인이 총출동했습니다. 전 세계를 강타한 코로나의 무서운 기세를 뚫고 말이죠. 영국의 4인조 록그룹 비틀스부터 남미 최고의 여류 화가 프리다 칼로, 에릭 클랩튼, 오드리 헵번까지.


한자리에서 절대 만날 수 없는 인물들이 조윤진 작가의 손으로 재탄생해 현실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가까이서 보니 유화 그림이 아닙니다. 일반적으로 그림의 재료라면 붓과 물감을 떠올리지만 조 작가의 주된 재료는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박스 테이프.


재료가 테이프라는 사실에 놀라 다시 천천히 작품을 보다 보면 이렇게나 다양한 색상의 테이프가 있다는 사실에 두 번 놀라게 됩니다. 그야말로 박스 테이프의 재발견입니다.

Untitled yet, 90.9 x 60.6cm, sellotape on panel, 2018


어릴 적부터 색다른 옷이나 모자로 관심받는 걸 좋아했던 조 작가의 개성은 그림 재료를 선택할 때도 크게 작용했습니다. 신문이나 종이를 잘라 붙이며 작품 활동을 하면서도 뭔가 새로운 게 없을까 늘 고민하던 어느 날. 우연히 옆에 있던 테이프를 엇갈려 붙였던 일이 새로운 단초가 됐습니다.


테이프로 좋아하는 인물들을 화폭에 담기 시작한 게 2013년. 7년여 시간이 흐르는 동안 전 세계 인물들을 담다 보니 생각지 못한 만남과 기회도 주어졌습니다.


문재인, 김정은, 트럼프... 남북미 정상의 대형 초상화가 지난해 초 청와대 사랑채에 걸려 화제를 모으기로 했고, 좋아하는 가수 퍼렐 윌리엄스를 그렸더니 아디다스와 협업하게 되었고, 2NE1의 씨엘도 함께 화폭에 담았더니 가수 씨엘에게 직접 고맙다는 댓글을 받으면서 팬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기도 했습니다.


코로나19 사태로 몸과 마음이 침체된 요즘, 밝고 생동감 넘치는 조윤진 작가의 작품으로 잠시나마 활기를 되찾아 보는 건 어떨까요?

YTN 아트스퀘어 조윤진 초대전 (3.1~3.31)


테이프 아티스트 조윤진 작가의 또 다른 작품이 궁금하다면 에코락 갤러리 홈페이지 (http://www.ecorockgallery.com/author/view.htm?idx=1309)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에코캐피탈의 '무이자할부 금융서비스(최대 60개월)'을 통해 구입할 수 있습니다.

▼ 다음은 3월 11일 YTN 라디오 '뉴스FM 조현지입니다' 출연 당시 주요 인터뷰 내용입니다.

 

[조현지 아나운서] 테이프가 이런 게 있었나? 싶을 만큼 너무나 인상적인 작품들이었어요. 어떤 테이프를 사용하시는 건가요?

 

[조윤진 작가] 일반적으로 우리가 박스 포장할 때 쓰는 '박스테이프'라고 하죠, 그 테이프를 사용해서 주로 작업합니다. 저도 처음에는 박스 테이프, 일반적으로 아는 절연 테이프나 청테이프밖에 없는 줄 알았는데 이제 세상에 지금 없는 게 없는 세상이잖아요. 그래서 궁금하더라고요. 테이프 색이 이거 밖에 없을까? 그래서 2013년도에 한번 인터넷에 색깔 테이프가 있나 하고 검색해봤더니 정말 많은 색이 있더라고요. 저도 그때 처음 알았습니다.

 

[조현지 아나운서] 이런 테이프로 작품 활동을 시작하신 건 언제부터였을까요?

 

[조윤진 작가] 저는 대학 학부 때 생활 회화를 전공했고, 유화나 다른 미술 재료로 그림 그리다가, 2013년 말부터 테이프로 처음 작업하기 시작했습니다.

 

[조현지 아나운서] 그렇군요. 이게 사실 2013년 정도에 다양한 테이프의 색이 있는 것도 알았다고 하셨는데 처음부터 테이프로 해야 되겠다는 생각이 들진 않았을 것 같은데, 계기가 있었을까요?

  

[조윤진 작가] 일반적인 재료를 쓰면, 살짝 재료비에 대한 부담감이 있었어요. 그래서 일반적으로 쓸 수 있는 주변에 있는 것들, 일상적인 게 뭐가 있을까 하다가, 콜라주 형식이나 모자이크 형식으로 종이나 신문지를 찢어서 작업했어요. 그런데 사실 여기서도 풀을 붙이고 하는 게 번거롭더라고요. 그러면 테이프를 쓰면 풀 붙일 일도 없고 편하지 않을까? 해서 일단 종이로 붙이다가 박스테이프가 옆에 있길래, 한 번 붙이고 두 번 붙였어요. 체크무늬 옷을 하느라고. 그런데 여기서 약간 유레카 하면서, 테이프도 투명도가 있는 것들은 겹치면 겹치는 대로 색이 진해더라고요. 그래서 그것이 물감이랑 다를 게 없다고 생각해서, 그때부터.

 

[조현지 아나운서] 실제로 그래서 주변에서 테이프 선물을 많이 해주신다면서요?

 

[조윤진 작가] 네. 이제 테이프로 작업한 지가 7년, 8년 돼가는 거 같은데, 사람들이 테이프 하면 저를 떠올려주고, 그걸 구매해서 작업실로 보내주시기도 하더라고요. 그런 것에 있어서는 너무 감사하면서 보내주신 분 거를 붙이면서 그분들도 뿌듯해하시는 것 같아요.

▲ Untitled yet, 116.1 x 91.0cm, sellotape on panel, 2019

 

[조현지 아나운서] 인물화 작업을 정말 많이 하셨어요. 인물화에 집중하게 된 계기가 있었을까요?

  

[조윤진 작가] 저는 어렸을 때부터 외로움을 많이 타던 사람이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인물 그리는 것을 좋아했고, 사람 그리는 걸 좋아해서 시작했는데 사실은 테이프 하면 다양한 색들이 많지만 정확한 살의 색이 나와 있지 않아요. 그래서 그런 것들은 내가 인물화를 마스터하면 다른 것들은 부가적으로 따라오겠다는 생각해서, 예를 들면 다양한 캐릭터로 풍경을 그린다고 하면 나무는 고동색으로 할 것 같고, 나뭇잎은 초록색을 할 것 같고, 뻔하게 색을 쓸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인물을 그리는 건 우리 몸은 약간 직선이 아니라 곡선으로 되어 있잖아요. 직선이 없잖아요, 그런 날카로운 게. 그래서 이 직선의 테이프로 인물을 표현하면 다른 것들이 잘되겠다. 그래서 어려운 방향으로 가자. 그렇게 됐습니다.

 

[조현지 아나운서] 네, 최근 작품들을 보면 비틀즈, 조커, 김영하 작가도 있고요. 사실 의뢰를 받아서 작품을 하신 것도 있을 것 같고, 그냥 좋아하는 마음에 작품을 한 것도 있을 것 같은데. 기억에 남는 작품이 있다면 소개해주시겠어요?

  

[조윤진 작가] 기억에 남는 작품들은 사실 어딘가에서 저에게 의뢰하고 그러면, 다 기억에 남아요. 다 기억에 남는데, 정말 이거는 열 손가락 깨물어서 안 아픈 손가락 없다, 다 자식 같다는 느낌이 들어서 할 때 그런 게 들어올 때마다 너무 벅차고, 이게 꿈은 아닌지, 그때그때. 그런데 제가 사실은 이렇게 운이 좋아도 되는지. 신해철 님이나, 김영하 작가나, 다른 아디다스에서 콜라보했었던 퍼렐이나, 제가 좋아하는 인물들만 어떻게 딱딱 의뢰가 들어오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모든 게 다 설레고 모든 게 다 기억에 남고, 그 그림들을 보면 그때의 제 마음가짐과 그때의 제 기분들이 생각이 나고, 그렇습니다.

[조현지 아나운서] 이런 작품 활동을 하면서 사실 일상적인 소재가 아니기 때문에 계속해서 고민하고 생각하고 도전하셔야 하는 부분들이 있을 것 같아요. 그런 면에서 어려운 부분이라든가, 이런 건 없었을까요?

  

[조윤진 작가] 처음에는 제가 화가가 아니고 테이프로 연구를 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해서, 연구하는 방향, 그렇게 작업을 했던 것 같아요. 일단은 직선의 요소를 어떻게 표현하는지 어려웠고, 그리고 보관의 문제도 있고, 그리고 색을 만드는 것들을 어려워했는데, 지금은 워낙 제 것이 됐다고 할까요? 그런 방식들이. 그래서 사실은 어떤 작업을 하는 분들도 다 어렵고 쉬운 건 없기 때문에 저는 작업을 할 때 항상 어렵습니다.

 

[조현지 아나운서] 회화적인 그림뿐만 아니라 굿즈라고 해야 할까요. 이런 작품들도 많이 제작하시던데. 이런 건 어떻게 시작하게 되셨을까요?

  

[조윤진 작가] 처음에 사람들이 제 그림이 너무 좋은데 갖기에는 부담스러워하더라고요. 그래서 이걸 많은 사람과 어떻게 나눌 수 있을까 하고 생각하다가 처음에 엽서를 제작했고, 물건 만들어주는 사이트도 많이 생겨서 단순한 물건부터 한번 해보자. 그래서 휴대폰케이스나 에코백이나 이런 것들을 사람들과 나누고자. 세상에 제 그림이 새겨진 물건들도 저는 결국에 작품이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렇게 사람들과 제 그림을 나누기 위해서 판매를 시작했던 것 같습니다.

▲ 김영하 작가, 45x53cm, sellotape on panel, 2020

 

[조현지 아나운서] 앞으로는 어떤 것들을 해보고 싶으세요?

  

[조윤진 작가] 앞으로는, 여전히 제가 해왔던 것들을 가져가면서, 한 분야에서 10년 이상은 해야 한 걸음 뛰었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다른 사람들은 인물도 인물이지만 풍경을 하면 어떻겠냐는 제안을 해요. 이제 그런 것들을 잘 수렴해서 풍경화를 비롯해서 추상화까지 갈 수 있도록, 색에 대한 연구와 테이프의 재질에 대해 연구하면서 계속 지금과 같이 꾸준히 변함없이 하고 싶습니다.

 

[조현지 아나운서] 처음에 저희가 설명할 때는 테이프로 그림을 그리는 작가, 조윤진 작가라고 소개했는데 본인을 테이핑 아티스트라는 수식어 말고 다르게 표현해 본다면?

  

[조윤진 작가] 제가 어딜 가나 자주 하는 말이긴 한데, 저는, 모든 사람들은 나를 인정하고 진정한 내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누구를 닮고 싶지만 우리는 결국에 그 누군가가 될 수 없고. 그렇기 때문에 저는 ‘조윤진이 되고 싶은 조윤진’이라고 소개하거든요. 정말 진정으로 나를 받아들이고 진정한 내가 되기 위해서 그렇게 저를 소개하곤 합니다.   

조윤진 작가의 출연 오디오는 (https://radio.ytn.co.kr/_comm/fm_hear_etc.php?key=202003111636463110&mcd=0320)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