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TN INSIDE

[아틀리에 산책] 유쾌한 상상 속에 자유 찾다- 양정수 작가
2022-01-06

양 정 수 (YANG JUNG SU)


- 2021 베스트 아티스트 기획전(에코락), 아트락 페스티벌(삼성 코엑스) 등 개인전, 단체전 다수 참여

- 수상 : 22회 대한민국여성미술대전 특선

▲ PUNCH DRUNK LOVE, 130.3cm*193.9cm(120호), acrylic on canvas, 2021


우리는 모두 다르고 놀라운 존재이다. 자신의 무한한 다양성을 탐색하고 성찰하는 것은 삶의 특권 중 하나이며 규격화 되어가는 세상에서 독특함을 만들어낼 수 있는 가능성은 누구나 갖고 있다. 관습 속에서도 미래를 전망하고 두려움에 도전하며 고통의 수용이 아름답게 느껴지는 순간들도 있다. 스스로 관조할때 다양한 감정들이 끊임없이 나를 진동하게 만든다. 우리는 계속 변화하고 나아갈 것이다. - 작가 노트 중 -


▲ ROMANTICISM, 193.9cm*130.3cm(120호), acrylic x oil pastel on canvas, 2020


YTN 아트스퀘어의 새해 첫 전시는 팝 아티스트로 촉망받는 양정수 작가가 초대됐다.


다차원적 화면 구성, 원색의 선명한 색채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작품 전체를 아우르는 몽환적인 분위기, 작가의 다양한 유니버스는 재미난 상상을 일으킨다.


양정수 작가는 자신이 받아들이는 감각이 무수해 자신의 몸에 안테나가 여러 개 달려 있는 것 같다고 표현한다.


작가는 과학, 우주, 철학 등 자신의 관심 분야를 파고드는 만큼 자신과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이 뒤흔들리는 경험을 했다.


또한 자신의 감각에 집중하고 내면을 깊이 탐색하며 '자유'를 만난 과정을 작품에 녹여냈다.


작가의 통찰은 시공간을 초월해 표현되는데, 재미난 상상을 따라가다 보면 나를 둘러싼 세계가 달리 보일지도 모른다.


광활한 우주 속 작가가 마주한 '자유'를 함께 느껴보자.

YTN 아트스퀘어 양정수 초대전 (1.1 ~ 1.31)


양정수 작가의 또 다른 작품이 궁금하다면 에코락 갤러리 홈페이지 에코락갤러리 (ecorockgallery.com)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에코캐피탈의 '무이자할부 금융서비스(최대 60개월)'을 통해 소장할 수 있습니다.


다음은 양정수 작가와의 일문일답

- YTN과 인터뷰 나누는 양정수 작가 -


Q. 그림은 언제부터 그리셨나요? 팝아트를 시작하게 된 계기도 궁금합니다.


어린 시절부터 마치 제 몸에는 안테나가 여러 개 달린 것 같다고 생각했어요. 제가 느끼는 감각, 감정이 너무나도 많아서, 내면에서 수용하기가 버거울 때가 많았어요. 그래서 제가 느낀 것을 표현하고 밖으로 배출하면서 제 나름대로 살 길을 찾았던 것 같아요.


무용이나 사진, 연기를 배우기도 했지만 저를 표현하는 데 한계가 있었던 것 같아요. 그림은 평소에 취미 삼아 그리는 정도였고, 본격적으로 캔버스에 옮기기 시작한 건 2년 정도 됐습니다. 그림을 그리며 제게 살아있는 강한 에너지를 느꼈고, 작품을 통해 제 감각, 감정을 온전히 표현할 수 있어 큰 희열을 느꼈습니다. 또한 제 작품에 대해 생각지도 못했던 좋은 평가를 많이 받으며 재능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어요. 한 큐레이터의 전시 제안을 시작으로 그림을 전업으로 하게 됐습니다.


저는 표현하고 싶은 것이 정말 많아요. 표현하는 데 있어 어떠한 형식이나 도구에 제한받고 싶지 않고, 모든 것이 작품의 재료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형식이나 내용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작업을 하다 보니 저를 팝 아티스트라 불러주시는 것 같아요.


▲ STUPID LOVE, 72.7cm * 90.9cm (30호), acrylic x sand on canvas, 2021


Q. 그림 소재는 주로 어떻게 발견하시나요?


저는 인풋(input)이 어마어마해요. 과학과 우주, 해부학, 철학, 정신분석학 등 제 관심 분야를 늘 공부합니다. 인풋이 많다 보니 이런 소재들이 제 안에서 버무려져서 재밌는 작품으로 나오는 것 같아요. 전시 작품 중 ‘스토리’를 상상하며 그린 작품들도 있고, 음악에서 영감을 받아 오로지 제 감정의 흐름을 따라간 추상작품도 있습니다. 제 안에 소재가 많기 때문에 무궁무진하게 표현할 수 있을 것 같아요.


OPEN YOUR EYES, 130.3cm * 162.2cm (100호), acrylic on canvas, 2020


Q. 작품 속의 재미난 캐릭터, 기호 같은 장치, 낙서처럼 새겨 넣은 문구들이 인상적입니다. 문구는 전하고 싶은 메시지인가요?


맞습니다. 특히 'OPEN YOUR EYES''상처받은 치유사의 여정' 두 작품에 제 생각을 잘 표현한 것 같아요. 제가 가장 애착이 큰 작품이기도 하고요.


먼저 'OPEN YOUR EYES' 작품은 눈을 뜨면, 보이지 않는 또 다른 세상을 느낄 수 있다는 메시지를 담았습니다.

영화 <맨 인 블랙>을 보면, 사물함의 한 칸을 열면 외계의 세계가 나오잖아요.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계도 거대한 외계인들이 사용하는 사물함 한 칸일 수 있다는 상상이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


드넓은 우주 속의 인간이라는 존재는 사실 굉장히 작은 존재일 텐데, 그런데 사람들이 현실의 과제에 매몰돼 삶과 존재를 너무 무겁게 생각하는 것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떠한 상황이나 자신의 감정에 사로잡혀 스스로를 갉아먹지 말자, 눈을 뜨고 넓은 세상을 바라보자. 그런 마음을 담아 'open your eyes', 'wake up'이라는 문구를 중얼거리듯, 여러 번 새겨 놓았습니다.


▲ 상처받은 치유사의 여정, 130.3cm * 193.9cm (120호), acrylic on canvas, 2020


'상처받은 치유사의 여정' 작품에는 고통을 받고, 고통에서 치유되는 일련의 과정을 그렸습니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고통을 느끼는데, 저는 그 고통에서 어떻게 벗어날 수 있을지 '치유'에 관한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결국 치유하는 과정은 고통을 외면하지 않고 고통을 ‘수용’해야 벗어날 수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습니다.

인체의 골격을 해체한 듯한 이미지를 그려 넣었는데, 내 안을 해체해 깊이 들여다보며, 고통의 원인을 나에게서 찾는 과정을 표현한 겁니다.


고통을 받아들이는 것은 남이 해줄 수는 없어요. 누군가의 조언이나 위로가 도움이 됐다고 하더라도, 결국 타인의 말을 받아들인 것은 자기 자신입니다. 그 말을 수용해 자신의 생각과 가치를 재조합하는 과정에서 치유가 일어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작품 이미지의 꼭대기에 '헤르메스의 지팡이'를 그려 넣어 '치유'를 나타내는 표상으로 사용했어요. 저는 그림에 기호나 표상을 작품에 그려 넣는 것을 좋아합니다. 제가 표현하고 싶은 감정과 메시지가 많은데, 표상을 활용하면 메시지를 명확하게 하는 장치가 되는 것 같습니다.


"모든 답은 다 나한테 있는 거예요. 나를 알고, 나를 알려고 노력을 하면 타인도 다르게 보여요.

타인이 왜 그러는지, 일말의 이해를 할 수가 있어요.

나 자신을 아는 것이 곧 타인을 이해하게 되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 작가 인터뷰 중

WAVE, 72.7cm*90.9cm(30), acrylic on canvas, 2021


Q. 추상작품들은 음악에서 영감을 받은 작품이라고요. 어떤 음악을 주로 들으시나요?


저의 대부분의 추상작품은 음악에서 영감을 받았습니다. 저는 얼터너티브 록이나 몽환적인 분위기의 음악을 좋아합니다.

음악의 분위기 또는 뮤지션의 철학에서도 영감을 받는데요. 얼터너티브 록을 하는 뮤지션들의 생각이나 지향하는 바가 매우 철학적이라고 생각해요. 특히 너바나 밴드의 커트 코베인을 좋아하고, 그들의 노래 가사에서 와닿은 것이 많았습니다.


음악을 모티브로 시작한 작품은 어떠한 밑그림이나 구상을 세우지 않고 감정의 흐름에 따라 그려요. 음악을 듣다 보면 색에 대한 영감이 떠오르고, 직관적으로 그려냅니다. 저의 감각에 몰두하면 작업 속도가 빨라지는데, 각성된 상태에서 제 감정과 에너지를 모두 뿜어냅니다.


제 안의 에너지가 강렬해서 무언가를 계속하게끔 스스로를 놓아주지 않는 느낌인데, 그림과 예술로 표현하는 것이 야생마같이 날뛰는 저에게 진정제 역할을 해줘요. 작업에 몰두하고 쏟아날 때 큰 희열을 느낍니다.


HELL OR FLYING, 72.7cm*90.9cm(30), acrylic on canvas, 2021


Q. 앞으로 목표, 꿈이 있다면요?


제가 관심을 가지고 연구하는 흥미로운 소재들, 저의 상상과 감정이 버무려져서 어떠한 아웃풋(output)이 나올지 제 스스로도 궁금하고요. 앞으로 작품 세계를 더욱 확장하고 싶습니다.


제게 일어나는 다양한 감각과 감정들이 저를 관통해서 작품으로 표현되는 데 일종의 사명감을 가지고 있습니다. 거창하지만, 세상의 따뜻한 빛을 비추고 싶다는 마음으로 작업을 합니다. 관객들과 함께 더 나은 방향으로 가는 동지가 되고 싶습니다.



인터뷰│커뮤니케이션팀 김양혜 ㄹㄹ 사진│커뮤니케이션팀 이한빈 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