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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 스토리] 정치부 기자들의 현장 인터뷰 '당당당'
2020-01-02

『정치부 기자들의 현장 인터뷰 '당당당'』- 정치부 조은지 기자

“취재기자 연결합니다, 조은지 기자!”

“네, 국회입니다.”


천편일률적인 질문과 대답. 하루 기본 여섯 번, 요즘처럼 장이 섰을 때는 하루에도 열 번 넘게 YTN에서 들을 수 있는 말이다. 한 시간 간격으로 타이트하게 국회 소식을 전달하느라 밥도 쫓기듯 먹기 일쑤지만 하는 사람도, 보는 사람도 구태의연하게 느껴지는 면이 있다. 


재미없고 지루한 국회 중계를 통통 튀게 바꿀 순 없을까? 발랄하고 재미있고 쉽게! 정치를 전혀 모르는 사람이라도 눈길을 사로잡을 수 있으면 좋겠다! 국회에 처음 왔을 때부터 늘 하는 생각이다.


이대건 국회반장이 이런 마음에 불을 질렀다. 일 년간 해외 육아휴직을 마치고 돌아와 창의성이 뿜뿜(!)할 때였다. “의원들 불러서 당당하게 당의 각종 얘기를 털어놓는 콘셉트의 인터뷰를 하자, 제목은 '당당당'! 돌직구도 날리고, 임팩트 있게 하는 거야. 지금 국회에서 제일 핫한 사람을 부르는 거지!” 이게 출발이었다.

정신을 차렸을 때 나는 어느새 국회 잔디밭에 의원과 마주 앉아있었다. 회사 코너 대부분(?)이 그렇듯 얼떨결에, 하지만 일사천리로 뚝딱 일이 진행된 거다. 정당/여당/야당/분당/창당이 바쁘게 돌아간 뒤 '당당당'이 나오는 타이틀까지 근사하게 완성됐다. 일주일에 2~3번씩, 오후 4시 타임에 15분간 생방송으로 의원을 만나기로 했다. 출연 의원에 따라 여야 취재기자가 번갈아 투입됐다. 중계 당번과 리포트 선수, 야근자 등을 빼고 닥치는 대로 현장에 앉았다. 지난 11월 7일 한국당 성일종, 민주당 금태섭 의원이 첫 테이프였다. 


몰라서 용감했다. 생방송 인터뷰 15분은 진땀나는 모험이었다. 프롬프터는 사치, 빳빳한 달력을 잘라 만든 큐카드에 질문지를 붙여 손에 쥐었다. 언제 어떻게 얼굴이 잡힐지 모르니까 의원과 끊임없이 눈을 마주치며 로봇 미소(!)를 짓는 것도 필수다. 의원들 성향도, 말솜씨도, 널을 뛰었다. 유려한 말솜씨에 촌철살인 위트를 겸비한 베테랑부터 속사포 래퍼처럼 거침없이 혼자 포효하는 의원, 큐 사인과 동시에 얼어붙는 의원, 자기주장만 진실인 것처럼 말하는 의원까지 다양했다. 사전에 얼개 수준의 질문지만 주고, 모든 답변이 돌발이기 때문에 기자의 순발력과 내공이 절실하다. 과감하게 파고드는 기지도 필요했다. 게다가 건방지지 않으면서 예민한 문제에 입을 열게끔 하는 건 얼마나 어려운지. 

 정치부 조은지 기자 인터뷰 장면

 

하지만 눈길이 가는 건 확실했다. 동료 기자가 ‘독박 인터뷰’를 하는 동안 국회 기자실에서 <당당당>을 감상하는 건 큰 즐거움이다. 쉴 새 없이 오가는 ‘핑퐁 대화’는 발랄하고, 편집되지 않는 날 것 그대로의 모습도 흥미롭다. <당당당>에서 쌓인 ‘짧고 굵은’ 정이 취재 활동에 도움이 되는 건 물론이다.


게다가 스튜디오가 아닌 현장을 ‘보는 즐거움’도 상당하다. 드넓은 국회 잔디밭부터 고운 단풍을 뽐내던 사랑재, 국회 의사당 처마 밑, 국회 로텐더홀과 헌정기념관까지 국회의사당 구석구석에 의원을 앉혔다. 실제 의정활동이 진행되는 상임위 회의실도 YTN 전파를 탔다. ‘버럭 진행’으로 유명한 한국당 여상규 의원은 법제사법위원장 자리에서 인터뷰했고, 바른미래당 이혜훈 의원은 두꺼운 커튼과 철문으로 막혀 보좌진 출입까지 금지된 정보위원장실을 공개했다. 요리조리 장소를 고민하는 중계팀 덕분이다. 


고무적인 건 의원들도 탐낸다는 거다. 나오고 싶다는 은밀한 접촉이 종종 있다. 정치를 오래 했어도 지도부나 당직을 맡지 않는 이상, 일반적인 YTN 리포트에서는 녹취 10초가 나오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다. 오롯이 15분 동안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핫이슈를 말하고 듣는 경험은 의원들에게도 당연히 욕심나는 일이다. (일방적인 해명의 장을 만들어준다는 일부 지적과 일맥상통하는 지점인데, 고민해야 할 부분이다.)


이제 갓 걸음마를 뗀 만큼 <당당당>의 변주는 앞으로 계속될 것이다. 재미와 의미, 두 마리 토끼를 잡으면서 YTN 정치부의 간판 코너로 자리매김하길 바란다. 심야나 주말에 묶어 재방송을 하거나 인터뷰 2차 가공도 다양하게 한다면 더욱 경쟁력 있을 것 같다. 동시에 틀에 박힌 국회 중계를 줄여나가는 작업도 고민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