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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스토리] ‘코인 대박의 신기루’…어두운 이면 들춘 연속보도
2021-06-14

손효정 사회부 기자 / 기자협회 주관 '이달의 방송기자상' 수상

[취재후기] 가상화폐 심층 기획 : 무법지대에서 활개치는 가상화폐

- 사회부 : 김우준, 손효정 기자/ 영상취재1부 : 강보경, 온승원 기자 -

- 달콤한 투자 유혹, 선제보도의 씨앗으로 ​

호기심으로 시작한 코인 투자가 보도의 시작점이었습니다.

24시간 쉬지 않는 변동성에, 몇 시간 안 돼 손에 쥐어진 ‘불로소득’. 코인 세계의 달콤한 첫맛이었습니다.


이상함을 느낀 건 얼마 지나지 않아서였습니다. 투자자 커뮤니티에 출금이 어렵다는 글이 올라왔습니다.

가상화폐 거래소에 현금을 입금하는 건 되지만 다시 은행 계좌로 출금할 순 없다는 겁니다.


이뿐이 아니었습니다. 거래소는 연락조차 쉽게 닿지 않고 일부 코인의 경우 시세조작 의혹까지 불거졌습니다.

투자가 생경한 노년층을 대상으로 한 다단계 사기까지 벌어지는 상황. 조금만 더 깊숙이 들여다보니,

코인 세계는 최소한의 법과 규제 없이 많은 사람의 희망과 소망을 빨아들이고 있었습니다.


투자 위험성을 알려야겠다고 결심한 이유입니다.


- 현장성과 끈질김, 가상 세계를 현실로 불러오다

코인은 채굴부터, 투자와 사기 행각까지 ‘가상 세계’를 통해 이뤄졌습니다.

말과 그림으로 전달해야 하는 방송 기사의 특성상, 가상화폐 시장의 실체를 전달하기에 한계가 있었습니다.


보도의 최우선 가치는 현장성이었습니다.

가상화폐 거래소 사무실을 여러 곳 돌아, 간판만 내건 일부 영세 거래소의 실태를 보여줬습니다. 다단계 사기 업체를

직접 찾아가, 적나라한 사기 행태를 취재했습니다. 가상 세계의 문제를 피부에 와닿게 드러내려고 노력했습니다.


끈질긴 취재로 숨겨져 있던 폐해를 발견하기도 했습니다.

“세력이 코인 가격을 조작한다”는 소문의 실체를 확인하기 위해서 수많은 관계자와 사기 피해자를 접촉했습니다.

특정 코인 홍보를 둘러싼 ‘뒷돈 거래’, 시세를 조작해 준다는 ‘마켓메이킹’, 거래소와 ‘사기 코인’ 사이 유착 관계.

그동안 드러나지 않았던 문제를 속속 보도할 수 있었습니다.


- 비판을 넘어선 비판…‘앞으로’를 고민하는 보도


코인 연속보도를 반쯤 이어갔을 때, 비판만을 위한 보도는 넘어서야 한다는 고민이 시작됐습니다.

가상화폐 시장은 점점 커지고 있고, 블록체인 기술은 여러 측면에서 주목받고 있습니다.


이 시장이 앞으로도 존재한다는 가정 아래, 어떻게 하면 문제를 해결해 건강한 코인 생태계를 만들 수 있을까 고민했습니다.

전문가들의 제언과 최소한의 법망 필요성을 함께 보도했습니다. 이에 소극적이던 정부와 국회도 수사와 법제화 의지를 보였습니다.

가상화폐 거래소마저 비정상 거래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코인 시장은 없애버려야 하는 대상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건강한 투자도 이뤄지고 있습니다. 차세대 화폐, 미래의 디지털 자산이라는 장밋빛 전망도 나옵니다.


저희 보도로 코인 투자 자체를 한심하게 바라보는 편견을 만드는 건 아닐지 걱정도 됐습니다.

투자자 모두가 변동성이 큰 위험한 투자임을 알고 그 책임과 한계를 느꼈으면 하는 마음으로,

가상화폐 보도를 시작하고 마무리 지었습니다.


이 보도가 앞으로 무시할 수 없는 코인이라는 자산과 함께 살아가기 위한 고민의 발판이 되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