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TN INSIDE

반려동물의 따뜻한 위로...화가 정우재
2020-01-10

정우재 Jeong WooJae


- 추계예술대 서양화과 졸업, 홍익대 일반대학원 회화과 석사 졸업
- 2013년 'The Girl and Her Dog' 런던 ShineArtists Gallery 첫 개인전
- 런던, 상하이, 서울, 청주 등 다수 기획 초대전 및 단체전 참여
- 인천지방검찰청, 이랜드문화재단, 원주문화재단 등 작품 소장

Bright Place-Walking on time,  97.0×193.9cm, oil on canvas, 2016


​"판타지는 현실의 결핍에서 시작된다. 현대사회의 네트워킹은 촘촘히 연결되어 있는 반면 오히려 사람들은 진실된 관게와 소통에 목말라한다. 이러한 결핍되어 가는 관계와 자존감의 문제를 사춘기 소녀와 거대해진 반려견의 판타지적 이미지를 통해 상기하며 회복시키는 작업을 하고 있다." - 작가 소개글 中

'우리나라 반려동물 천만 시대'라는 말도 이제 옛말이 됐습니다. 더불어 사는 친구이자 가족으로 동물을 여기고 함께 생활하는 가구가 점점 증가하고 있는데요. 이 때문에 펫코노미(Pet+Economy 반려동물과 관련된 시장, 산업), 펫팸족(Pet+Family 반려동물을 가족처럼 생각하고 키우는 사람들) 등과 같은 신조어도 나날이 늘고 있습니다. 동물을 사랑하고 관심을 갖는 사람이 많다보니 최근 반려동물을 주제로 한 미술 작품도 국내 아트페어에서 자주 등장하고, 다양한 연령층에게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자신이 키우는 반려견으로부터 받은 따뜻한 위안을 섬세하고 정교하면서도 판타지스러운 감성으로 화폭에 녹여내는 작가가 있는데요. 바로 극사실주의 화가 정우재 작가입니다.

Dear Blue-Keeper  112.1×162.2cm oil on canvas 2019


정 작가의 작품 속에는 반려견과 단발머리 사춘기 소녀가 늘 등장합니다. 특히 두 귀를 쫑끗 세우고 소녀와 눈을 마주 보거나 같은 곳을 응시하는 놀라운 감성의 소유자, 검은 미니핀은 정 작가가 16년째 키우고 있는 '까망이'인데요. 오랜 기간 함께 나눈 교감 덕분인지 스케치를 위해 카메라를 꺼내들면 늘 자연스러운 포즈를 선사하고, 묵묵히 정 작가를 기다려 주는 배려까지 한다고 합니다. 사회 초년생 시절 모든 게 불안정하고, 자아와 관계에 대한 고민으로 불안한 하루하루를 보낼 때 까망이는 존재만으로도 정 작가에게 큰 위안이자 위로가 되었는데요. 그 따뜻한 마음을 나누고 싶어 화폭에 까망이를 비롯한 주변의 반려견을 담기 시작했습니다.


그림 속 또 다른 주인공인 사춘기 소녀는 순수함이 남아 있지만 앞으로 다가올 미래에 대한 불안감도 가지고 있는 존재인데요. 이런 소녀의 모습이 정 작가 자신을 비롯한 현대인과 닮았다는 생각에 작품 속에 함께 녹였다고 합니다. 소녀와 반려견이 나누는 교감과 소통의 모습을 통해 따뜻한 위로와 위안을 주는 것, 이것이 정우재 작가의 작품을 관통하는 메시지입니다.


정 작가의 그림은 사진으로 오해 받을 정도로 아주 세밀합니다. 풍경 속의 소녀와 강아지를 촬영한 뒤 합성을 통해 자연스럽게 조합하고 그 사진을 토대로 하얀 도화지에 붓으로 한땀한땀 채웁니다. 강아지의 털, 소녀의 옷감과 머리결 등이 얼마나 정교한지 강아지를 직접 쓰다듬어 보려고 작품을 만지는 관객도 있을 정도라고 합니다.

(좌) AI가 '소녀, 반려견' 키워드로 구현한 이미지, (우) Daydream, 72.7×90.9cm, oil on digtal print (AI digital print), 2019


카메라와 포토샵을 능숙하게 다룰 줄 아는 30대 젊은 작가답게 새로운 기술과의 협업도 거부감 없이 시도하고 있는데요. 최근 인공지능 AI와 함께 선보인 작품 'Daydream'은 작가에게도 의미있는 도전으로 꼽힙니다. '소녀', '반려견'이라는 키워드로 AI가 선보인 추상적인 이미지에 정 작가가 독창적인 해석과 상상력을 더해 미지의 세계를 함께 바라보는 소녀와 반려견의 모습으로 구현해낸 겁니다.


정교하고도 사실적이지만 동화적인 분위기로 따뜻한 감성을 자극하는 정우재 작가의 작품은 1월 31일까지 YTN 1층 로비 갤러리 'YTN 아트스퀘어'에서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YTN 아트스퀘어 정우재 초대전 (1.1~1.31)


정우재 작가의 또 다른 작품이 궁금하다면 에코락 갤러리 홈페이지 (http://www.ecorockgallery.com/author/view.htm?idx=1320 )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에코캐피탈의 '무이자할부 금융서비스(최대 60개월)'을 통해 구입할 수 있습니다.

다음은 1월 8일 YTN 라디오 '뉴스FM 조현지입니다' 출연 당시 주요 인터뷰 내용입니다.


[조현지 아나운서] 소녀가 강아지와 함께 몽환적인 풍경을 바라보기도 하고, 서로 바라보기도 하고요. 그다음에 강아지가 아주 크게 그려진 작품 속에서는 소녀가 강아지 콧잔등에 앉아있기도 하고요. 말씀하신 것처럼 극사실주의로 판타지적인 작품을 그린다고 이야기를 하셨는데요. 이 느낌이 뭐랄까, 일본 애니메이션 느낌? 이런 이야기 많이 들으시죠?


[정우재 작가] 네, 애니메이션 같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기는 했는데, 아무래도 제가 어렸을 때부터 아버지께서 애니메이션에서 효과 담당을 하셨거든요. 그래서 영향을 받지 않았나 싶어요. 아버지가 참여하셨던 작품들이 <머털도사>, 그리고 <고스트 버스터즈>, <둘리의 얼음별 대탐험>, 캡틴 플래닛 등장하는 <지구특공대>, 이런 것들이고요. 그리고 어렸을 때부터 토토로 같은 것도 정식 수입되기 전에 제가 먼저 접하기도 하고요. 월트 디즈니 만화 같은 것도 먼저 접하고요. 이러다 보니까 그런 애니메이션의 정서가 자연스럽게 배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고 있어요.


[조현지 아나운서] 작가님 작품에 공통적으로 등장하는 모델이 있습니다. 시리즈 작품들처럼 이 캐릭터가 항상 등장하는데요. 단발머리 소녀와 강아지예요. 강아지라고 보기에는 조금 큰 개처럼 느껴질 때도 있기는 한데요. 일단 먼저, 소년이 아니로 소녀를 모델로 한 이유가 있을까요?


[정우재 작가]  일단은 제가 사춘기 정도의 소녀를 그리고 있는데요. 어떻게 보면 사춘기라고 하면 어른도 아니고, 아이도 아니고, 이런 중간의 불안정한 상태잖아요. 그리고 그 나이대쯤 되면 자기가 누구인가, 그런 자아에 대해서 고민도 하게 되고요. 타인과 어떤 관계에 대해서도 고민을 하게 되고요. 이런 모습들이 제가 생각하기에는 지금 현대인과 많이 닮아있다고 봤어요. 현대인들도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이 일이 내 일인가, 아니면 사회생활을 하면서 겪다 보면 그런 관계에 대한 문제들, 그리고 이런 소통이나 그런 타자와의 관계 같은 부분에서 그런 모습들이 사춘기 소녀와 닮지 않았나 생각을 했어요. 저를 포함해서 현대인들을 사춘기 소녀로 나타내고 있습니다.


[조현지 아나운서] 어떻게 보면 하나의 의미가 담긴 메타포인데요. 그렇다면 강아지는요?


[정우재 작가]  강아지는 제가 관계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고 싶었어요. 변하지 않는 순수한 관계나 변하지 않는 신뢰감, 이런 것에 대해서 생각을 하다가 제가 키우는 강아지를 보니까 이 친구만큼 그것을 잘 나타낼 수 있는 게 없다고 생각이 든 거예요. 그런 순수함이나 관계의 부분에서요. 그래서 이것을 나타내고 싶어서 이 친구를 크게 나타내게 되었어요.

Dear Blue-Smooth day, 60.6×72.7cm, oil on canvas, 2019


[조현지 아나운서] 강아지를 인간보다 거대하게 표현하는 이유, 뭐라고 볼 수 있을까요?

[정우재 작가] 일단은 저는 이 반려견을 관계에 대해서 나타내고 싶었어요. 그래서 평소에 보는 반려견의 모습은 애교가 있고, 귀엽고, 이렇잖아요. 그런데 이 모습으로는 캐릭터성이 너무 강해서 그 모습을 충분히 표현할 수가 없는 거예요. 그래서 크게 키워서 낯선 느낌을 주고 싶었어요. 조금 낯설게 보이면서 강아지들이 취하는 행동들, 행위들을 제한했어요. 소녀와 같은 곳을 바라본다거나 아니면 마주본다거나 이런 식으로 정적으로 행동들을 제한해서 그런 관계에 대해서 크게 다가왔으면 좋겠다 싶어서 그런 존재로 제가 나타내고 있습니다.

[조현지 아나운서] 그래서일까요, 작가님 작품 앞에서는 가만히 서서 들여다보게 되는 느낌이 있는 것 같아요. 맞나요?


[정우재 작가] 제가 극사실적으로 그리는 이유 또한 사진으로 할 수도 있는데, 어떻게 보면 극사실적인 그림은 수많은 터치들이 화면에 쌓이고 쌓여서 시간성이라든가, 아날로그 감성이 묻어 있잖아요. 그런 부분에 있어서 사람들의 마음을 끌어당기는 힘이 있다고 생각해서 제가 극사실적인 표현으로 계속 그리고 있습니다.


[조현지 아나운서] 아무래도 작품 속에 개가 등장하다 보니까 작가님 별명이 ‘개작가’라면서요? 이 수식어, 별명 괜찮으세요?

[정우재 작가] 네. 어떻게 보면 제가 영감을 받고 그리고 있는 게 제 곁에 있는 ‘까망이’라고 하는 반려견이니까요. 그런 수식어도 그렇게 거부감은 없는 편이에요.


[조현지 아나운서] 그래서 해외에서 작가님 작품이 먼저 주목받기 시작했다고 들었는데요. 그 이유는 뭐라고 보세요?

[정우재 작가] 아무래도 해외 쪽이 반려 문화 같은 게 한국보다는 발달되어 있잖아요. 그래서 조금 더 많은 관심을 받았던 것 같아요. 

정우재 작가가 그린 영화 [김복동] 포스터


[조현지 아나운서] 작품활동 외에 이력이 독특했던 게 저희도 다큐멘터리 영화 <김복동> 감독님이 출연하시기도 했는데요. 이 영화 <김복동> 포스터를 직접 맡으셨다면서요? 어떻게 하다가 이 포스터를 그리게 되셨어요?

[정우재 작가] 어떻게 보면 김복동 할머니가 살아온 일생을 포스터 하나에 담고 싶은데, 이것을 사진으로 표현하기에도 한계가 있고, 그리고 그림이 주는 힘이 있다고 생각해서 그런 것을 강조하고 싶은 부분이 있었나 봐요. 그래서 또 저는 극사실적으로 그리다 보니까 포토샵으로 표현하기 힘든 부분을 표현할 수 있어서 저한테 의뢰를 주셨고, 제가 이런 할머니가 소녀 시절부터 인권 운동가로 살아온 시절이 나타나도록 표정에서부터 신경을 많이 쓰고, 그렇게 표현을 해서 포스터를 그린 것 같아요. 어떻게 보면 좋은 기회에 참여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조현지 아나운서] 사실 저는 이게 작가님의 작품이라는 이야기를 듣기 전까지는 사진인 줄 알았어요.

[정우재 작가] 하도 그런 말을 많이 들었어요.

[조현지 아나운서] 앞으로 어떤 작품들 준비하고 계세요?


[정우재 작가] 지금은 제가 반려견을 주제로 그림을 많이 그리고 있는데, 그리다 보니까 다른 식물을 키우시는 분들이나 아니면 곤충, 여러 종류의 다른 종을 키우는 분들이 있잖아요. 그런 분들이 어떤 이유에서 이런 다른 종을 키우고, 어떤 부분에서 위안과 교감을 얻을까 하는 부분에 관심을 갖게 되었어요. 그래서 이런 부분을 표현해보고 싶어서 다른 종들에 대해서, 다른 종을 키우는 사람에 대해서도 서치를 하고, 그 부분에 대해서 그림으로 나타내고 싶어요.


※ 정우재 작가의 출연 오디오는 (https://radio.ytn.co.kr/_comm/fm_hear_etc.php?key=202001081739245428&mcd=0320 )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